“줄리엣 가슴 만지면 사랑의 행운이”…동상에 구멍 낸 관광객들

“줄리엣 가슴 만지면 사랑의 행운이”…동상에 구멍 낸 관광객들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4-03-08 14:42
수정 2024-03-0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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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동상의 가슴을 만지면 사랑의 행운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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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되는 이탈리아 베로나에 세워진 줄리엣 동상이 관광객들의 손길에 마모돼 가슴 부분에 구멍이 났다. 처음 세워진 동상도 관광객의 손길로 훼손돼 2014년 현재 동상으로 교체됐는데, 새 동상 역시 10년 만에 다시 구멍이 생겼다.  EPA 연합뉴스
셰익스피어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되는 이탈리아 베로나에 세워진 줄리엣 동상이 관광객들의 손길에 마모돼 가슴 부분에 구멍이 났다. 처음 세워진 동상도 관광객의 손길로 훼손돼 2014년 현재 동상으로 교체됐는데, 새 동상 역시 10년 만에 다시 구멍이 생겼다.
EPA 연합뉴스
셰익스피어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되는 이탈리아 북부 베로나에 세워진 줄리엣 동상이 관광지 속설 때문에 수난을 겪고 있다.

7일(현지시간) 베로나 지역신문 ‘라레나’에 따르면 최근 줄리엣 동상의 오른쪽 가슴에 구멍이 생겼다.

로미오가 줄리엣에게 사랑을 고백한 곳으로 설정된 안뜰 발코니 아래에 세워진 동상은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다. 특히 줄리엣 동상의 가슴을 만지면 사랑의 행운이 찾아온다는 속설 때문에 이곳을 찾는 전 세계 관광객들은 동상의 가슴을 만지며 기념사진을 찍는다. 왼쪽 가슴은 동상의 팔에 가려진 탓에 오른쪽 가슴이 유독 몸살을 앓는다. 동상을 찾는 관광객은 매일 수백, 많게는 수천명에 달한다.

관광객의 손길에 줄리엣 동상이 손상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동상이 세워진 안뜰은 귀족 가문이었던 델 카펠로 집안이 소유했던 13세기 건물 옆에 있는데, 현지인들은 이 가문이 줄리엣의 집안 캐퓰릿 가문의 모델이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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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되는 이탈리아 베로나에 세워진 줄리엣 동상이 관광객들의 손길에 마모돼 가슴 부분에 구멍이 났다. 처음 세워진 동상도 관광객의 손길로 훼손돼 2014년 현재 동상으로 교체됐는데, 새 동상 역시 10년 만에 다시 구멍이 생겼다.  EPA 연합뉴스
셰익스피어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되는 이탈리아 베로나에 세워진 줄리엣 동상이 관광객들의 손길에 마모돼 가슴 부분에 구멍이 났다. 처음 세워진 동상도 관광객의 손길로 훼손돼 2014년 현재 동상으로 교체됐는데, 새 동상 역시 10년 만에 다시 구멍이 생겼다.
EPA 연합뉴스
첫 동상은 1972년 세워졌는데 언젠가부터 퍼진 속설 때문에 이 동상 역시 관광객들의 손을 탔다. 전문가들은 손에 나는 땀의 산성 성분과 물리적 압력 등이 지속해서 가해지면서 구멍이 난 걸로 본다.

이에 2014년 줄리엣 동상을 교체했는데, 당시에도 이 문제로 찬반 논쟁이 있었다. 새 동상을 세우면서 동상의 가슴을 만지는 행위를 금지할지 말지를 놓고 논의가 있었던 것. 금지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동상이 훼손되는 문제도 있거니와 동상의 가슴을 만지는 관습이 저속하고 성차별적인 행위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행운을 기원하는 차원일 뿐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면서 관광객들의 손길은 그대로 이어졌다. 결국 50년 연한으로 예상됐던 새 동상은 10년밖에 버티지 못했다.

지난해 12월에도 토스카나의 한 학교장이 동상의 가슴을 만지는 풍습이 성차별적이라는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베로나 지역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사람의 손길이 닿기 어렵게 동상을 좀 더 높은 곳으로 옮기고 대신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관하는 우편함을 놓자는 제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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