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몇 방울로 질병 진단 거짓말
홈스 측 “18개월 이하면 충분” 주장
엘리자베스 홈스 전 테라노스 최고경영자(CEO)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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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검찰은 1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홈스는 야망에 눈이 멀었다. (그의 사기 행각은)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심각한 화이트칼라 범죄”라며 징역 180개월과 배상금 8억 달러(약 1조여원) 지급 선고를 요청했다.
2003년 스탠퍼드대를 중퇴한 홈스는 19세에 테라노스를 창업했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획기적인 진단 기기를 이용해 손가락에서 채취한 몇 방울의 혈액만으로 암을 포함한 250여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이를 통해 홈스는 미디어 재벌인 루퍼트 머독 등 투자자로부터 9억 4500만 달러(1조 2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여자 스티브 잡스’, ‘실리콘밸리의 자수성가 억만장자’로 추앙받았다. 하지만 진단 기술 자체가 허구로 드러나면서 90억 달러에 달했던 기업가치는 휴지조각이 됐다. 홈스는 2018년 투자자 기망 등으로 기소돼 실리콘밸리 사상 최대 사기꾼으로 전락했다.
반면 홈스 측은 “징역형을 받더라도 18개월 이하면 충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그가 최근 몇 달 사이 시작한 성폭력 피해자 상담 자원봉사 활동을 계속할 수 있게 징역형보다는 가택연금이나 사회봉사형 선고를 원한다고 변론했다.
캘리포니아주 배심원단은 지난 1월 사기와 공모 등 홈스에게 적용된 혐의 4건 모두를 유죄 평결했다. 현지 언론들은 오는 18일 최종 선고에서 홈스가 최대 20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2022-11-14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