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청년 표심 겨낭 논란
“수혜자 확대를” “대졸자만 특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연간 개인소득이 12만 5000달러(1억 6780만원)에 못 미치는 경우 1만 달러의 학자금을 탕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코로나19 때 시행된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 조치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학자금 대출 탕감은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이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교육부의 학자금 대출만으로 비싼 학비를 충당할 수 없어 10%가 넘는 고리의 민간 대출까지 손을 대는 실정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4500만명가량이 총 1조 6000억 달러(2148조원) 규모의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 민주당 내 극좌파 상원의원인 버니 샌더스와 엘리자베스 워런 등이 본래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 내용처럼 수혜 범위를 학자금 대출을 받은 채무자 전체로 넓히고 1인당 5만 달러(6720만원)씩 탕감하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반면 공화당은 학자금 대출 탕감에 반대한다. 이미 대출금을 성실하게 모두 상환한 사람들이나 대학을 나오지 않은 이들에게 불공평하고,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래리 서머스(전 재무장관) 하버드대 교수도 전날 폭스뉴스에 “학자금 대출 탕감을 위해 재정을 추가로 투입하는 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비합리적이고 과도한 조치”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내놓을 이번 조치는 다분히 중간선거를 겨냥한 듯하다. 폴리티코는 제도 시행이 가을 선거운동 시작 지점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근거로 민주당이 청년 유권자들의 표심에 호소하기 위해 학자금 탕감 대책을 내놨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현재의 물가급등세가 장기화될 경우 무려 2300억 달러(309조 1200억원)로 추산되는 재정 투입은 향후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책임론을 부추기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들의 불만도 터져 나온다. 데릭 존슨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1만 달러 탕감액은) 가난한 유색인종을 길가로 밀어냈다”며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흑인사회에 도움을 주려면 탕감액을 크게 높이라고 주장했다.
2022-08-25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