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추모 행진’ 참가자들, 개시 잭 동상 철거
“식민주의자·소아성애자는 그만” 외치며 환호
동상 주인공, 150여년 전 밴쿠버에 술집 열어
미성년자 원주민 여성과 재혼 등에 비판 여론
밴쿠버 시장 “원주민과 화해 작업 약화” 우려
14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여성 추모 행진’ 참가자가 붉은 페인트에 덮여 강제로 끌어내려진 ‘개시 잭’ 동상의 머리 부분을 밟고 있다. 밴쿠버 로이터 연합뉴스
캐나다 글로벌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행진 참가자들은 밴쿠버의 발상지인 개스타운의 메이플트리 광장에 있는 개시 잭 동상 목에 밧줄을 매달아 끌어내렸다. 넘어진 동상에는 붉은 페인트가 끼얹어졌다.
일부 참가자들은 북을 치며 축하했다. 사람들은 “식민주의자는 그만. 소아성애자는 그만”이라고 외치면서 환호했다. 이들은 동상을 철거한 자리에 남성인 개시 잭 대신 여성을 상징하는 붉은 드레스 모양 조형물을 올려놨다.
14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여성 추모 행진’ 참가자들이 ‘개시 잭’ 동상을 철거한 자리에 빨간색 드레스 모양 조형물을 올려놨다. 밴쿠버 로이터 연합뉴스
밴쿠버시는 예전부터 논란이 돼온 개시 잭 동상 철거 및 데이튼이 남긴 유해한 유산의 진실을 인정하는 올바른 방법에 대해 스쿼미시 네이션(원주민 정부)과 협의해오고 있다.
개시 잭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가 원주민 억압의 상징이라고 평가한다. 이들은 또 그가 40세이던 당시 12세 스쿼미시 소녀와 결혼했다고 주장한다.
14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개스타운 메이플트리 광장에 있는 ‘개시 잭’ 동상이 ‘여성 추모 행진’ 참가자들에 의해 목 부분에 밧줄이 감긴 채 강제로 철거되고 있다. 글로벌뉴스 홈페이지 캡처
데이튼은 이름이 전해지지 않는 스쿼미시 여성과 처음 결혼했는데 1870년대 부인의 사망 후 그의 조카와 재혼했다. 재혼한 부인의 나이는 전해지는 기록마다 다르지만, 그가 결혼 당시 12세였다고 말했다는 1940년 기록이 남아 있다.
데이튼은 현재 대도시로 성장한 밴쿠버의 시작을 알린 인물로 여겨져왔고, 그의 술집이 있던 장소에 동상이 세워졌다.
한편 1991년 시작된 밴쿠버의 여성 추모 행진은 실종되거나 살해된 원주민 여성의 삶을 추모하고 기리기 위해 매년 2월 14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