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악화된 불평등… 美 하루 54명씩 총격에 스러졌다

코로나에 악화된 불평등… 美 하루 54명씩 총격에 스러졌다

김태균 기자
입력 2021-06-15 18:02
수정 2021-06-16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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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A, 올 최악의 총기폭력 전망

5월까지 8100여건… 사망 35%나 급증
총기 구매 1년새 66% 늘어 2300만정
WP “코로나 불황·흑인 문제 등 원인”

올 들어 미국에서 다른 사람이 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은 사람이 하루 평균 54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여년 만에 최악이었던 지난해 수준을 압도하는 것으로, 날이 더워지고 코로나19가 진정돼 사람들의 활동이 늘어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미국 비영리단체 ‘총기 폭력 아카이브’(GVA)의 자료를 인용해 “올 들어 5월까지 발생한 우발적·의도적 행위를 포함한 전체 총기 폭력은 8100여건으로, 하루 평균 54건에 달했다”며 “이는 직전 6년간 1~5월의 하루 평균 40건에 비해 14건(35%)이나 많은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주말에는 미국 전역에서 총격 사건이 이어지며 120여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다. A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11일 밤부터 12일 아침까지 단 6시간 동안 텍사스주 오스틴,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일리노이주 시카고,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4건의 대형 총격 사건이 발생해 44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GVA 설립자 마크 브라이언트는 “올여름이 정말로 무섭다”며 “2021년은 총기 폭력에서 기록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아트 아세베도 경찰국장은 “적절한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 많은 유혈 사태를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빈부격차 등 미국 사회의 불평등 확대, 총기류 판매의 급격한 증가, 경찰과 지역사회의 신뢰 붕괴 등의 요인들이 코로나19 사태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됐던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시위 등과 맞물린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인들의 지난해 총기 구매는 전년보다 66% 늘어난 2300만정에 달했다. 올 1월에도 250만정이 팔리며 월간 기준 역대 3위를 기록했다.

WP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는 저임금 및 소수민족 노동자들에게 더 큰 타격을 입혔고, 흑인의 일자리 문제를 다른 미국인들에 비해 더 열악하게 만들었다”며 이러한 사회 불안이 총기 폭력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샤니 벅스 UC데이비스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인종, 보건, 사회, 경제 등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불평등을 악화시켰다”면서 “이는 총기 폭력이라는 잠재해 있던 전염병을 활성화하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연방 자금이 총기 폭력 방지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2021-06-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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