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 온도 500도’ 금성 탐사 재도전
2028년부터 대기·지형 두 임무 수행
대기권 진입 땐 1985년 러 이후 처음
빌 넬슨 NASA 국장이 2일(현지시간) 금성 탐사프로그램 공모전 수상작을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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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는 태양계 탐사임무 기획 공모전인 ‘디스커버리 프로그램 공모전’ 수상작으로 금성의 대기 조성을 파악하는 ‘다빈치+’와 금성의 지형을 살피는 ‘베리타스’를 선정했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각각 5억 달러(약 5563억원)가 투입되며 두 임무 모두 2028~2030년에 시작된다.
금성은 지구와 크기 및 밀도 등이 유사해 쌍둥이 행성으로 여겨졌지만, 표면온도가 500도에 이르는 소위 ‘불지옥’으로 확인되면서 그간 인류는 화성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지난해 금성의 구름층에서 미생물이 발산하는 ‘포스핀’ 가스가 발견되면서 생명의 흔적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성이 커졌다.
다빈치+는 분석도구를 실은 구체를 지면으로 떨어뜨려, 포스핀 가스 등 금성의 대기 구성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이다. NASA는 이를 통해 ‘금성에 바다가 존재했는데 고온으로 증발했다’는 가설을 확인하고, 극도의 온실효과가 왜 발생하는지를 규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빈치+에는 처음으로 금성 ‘테세라’(tesserae) 지역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촬영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이 지역은 지구의 대륙 격으로 금성에 지구와 비슷한 판 구조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베리타스는 레이더를 이용해 금성의 3차원 지형도를 만들고 암석유형을 확인하며, 지표면에 지진과 화산활동이 여전히 벌어지는지 확인하는 게 목표다. NASA와 함께 독일·이탈리아·프랑스 기관들도 참여한다.
NASA는 1989년 마지막 금성 탐사선 ‘마젤란’을 발사해 궤도에서 4년간 운영했지만, 착륙 때 추락해 실종됐다. 현재 미국뿐 아니라 러시아, 인도 등도 금성 탐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금성 대기권에 진입한다면 1985년 러시아의 베가 1호 이후 처음이 된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1-06-04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