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 채워 순찰차 앉혔는데 화물열차가 쾅…美 여자경관 징역형 면해

수갑 채워 순찰차 앉혔는데 화물열차가 쾅…美 여자경관 징역형 면해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9-18 16:16
수정 2023-09-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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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웰드 카운티의 한 철도 건널목에 주차된 경찰 순찰차를 화물열차가 들이받고 그대로 진행하는 모습이  용의자 차량 블랙박스 카메라에 잡혔다. 순찰차 안에는 여성 용의자가 수갑을 찬 채로 앉아 있었다. 날짜와 시간은 고장으로 잘못 찍혀 있다. 포트 럽튼 경찰서 동영상 캡처 AP 연합뉴스
지난해 9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웰드 카운티의 한 철도 건널목에 주차된 경찰 순찰차를 화물열차가 들이받고 그대로 진행하는 모습이 용의자 차량 블랙박스 카메라에 잡혔다. 순찰차 안에는 여성 용의자가 수갑을 찬 채로 앉아 있었다. 날짜와 시간은 고장으로 잘못 찍혀 있다.
포트 럽튼 경찰서 동영상 캡처 AP 연합뉴스
지난해 9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의 주도인 덴버에서 115㎞가량 떨어진 웰드 카운티의 한 철도 건널목에서 벌어진 일이다. 여자 경관 조던 스타인케(29)가 누군가 도로에서 총격을 가해 운전자를 공격한다는 신고를 받고 다른 경관 파블로 바스케스와 출동해 야레니 리오스곤잘레스(21)를 검거해 수갑을 채운 뒤 순찰차에 태웠다. 그리고는 리오스곤잘레스의 차로 돌아가 총기를 수색하고 있었다.

하필 순찰차는 철도 건널목 위에 주차돼 있었다. 리오스곤살레스의 차 블랙박스에 찍힌 동영상을 보면 바스케스 경관은 순찰차 근처에 있다가 화물열차가 달려온다는 사실을 먼저 알아차렸지만 이미 그 때는 늦었다. 화물열차가 달려와 순찰차를 그대로 들이받아 내달렸다. 스타인케 경관도 뒤늦게 알고 다급하게 무전을 하며 혼이 나가버렸다. 리오스곤잘레스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목숨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뇌를 크게 다치는 등 심각한 중상을 입었다.

웰드 카운티 법원은 지난 15일 스타인케가 유죄를 인정하며 잘못을 뉘우친다는 이유로 보호관찰 30개월형을 선고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녀는 일단 교도소로 가지 않아도 된다. 법원은 과실치사 미수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스타인케는 당시 사고 직후 파면당했는데 이날 판결에 따라 사회봉사명령 100시간을 이수하게 됐다.

스타인케는 최후 진술을 통해 “그날 밤 일어난 일은 364일 내내 날 괴롭혔다”며 “나는 당신의 울부짖음을 들은 기억이 난다. 당신 이름을 말해달라고 내가 간청한 것도 기억난다. 깨어날 것을 간절히 기도했으며 그렇게 무력감을 느낀 적이 없었다. 우리는 당신을 그 차에서 꺼낼 수가 없었다”고 말하며 용서를 빌었다. 철도 건널목의 위험성에 대해 경관들에게 교육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일간 덴버 포스트에 따르면 리오스곤잘레스의 변호인은 의뢰인이 그날 밤 사고 때문에 자신의 삶이 극적으로 바뀌어 버렸다며 분노를 느끼며 스타인케가 자신의 경력을 망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여긴다고 법정에서 대신 진술했다.

티모시 컨스 판사는 처음에 경관들이 실수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교훈을 주기 위해 스타인케를 감옥으로 보내려 했으나 검찰과 변호인 모두 보호관찰형을 요청해 마음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바스케스 경관에 대한 재판은 연내 시작할 예정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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