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한은 금융안정보고서/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한은 금융안정보고서/전경하 논설위원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입력 2021-06-23 20:22
수정 2021-06-24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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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2003년부터 1년에 두 번 금융안정보고서(금안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한다. 2002년 한은법이 개정되면서 국회에 대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의 제출·보고가 의무화되면서 시작됐다. 2011년에는 금안보고서 제출도 의무화됐다.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3개월에 한 번씩, 금안보고서는 6개월에 한 번씩 제출된다.

국회 보고용이지만 국회의원들은 별 관심이 없다. 오히려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저축기관 등의 다양한 통계와 현재 금융 상황 진단을 담아 금융 종사자들이 애용한다. 특히 부동산 관련 통계는 자주 인용된다. 집값이 떨어지던 2012년에는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수도권 전세주택 가운데 집을 팔아도 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을 갚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주택’이 4채 중 한 채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제 발표된 금안보고서에서는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고평가됐고, 주택가격과 신용 규모가 실물경제에 비해 지나치게 커지지 않도록 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금안보고서나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통계 특성상 과거에 치중한다. 보고서에서 한은의 정책 방향을 예상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정부나 금융기관 등에 현 상황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대책을 권고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1년에 8차례 ‘베이지북’이라 불리는 경제동향 보고서를 발표한다. 표지가 베이지색이라서 ‘베이지북’이다. 생산과 소비, 물가, 노동시장 등 경기 지표에다 12개 지역 연준이 관할 지역별로 일반은행들 보고서 및 주요 기업, 시장 전문가 등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부문별로 정리한 내용도 담겨 있다.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2주일 전에 공개되기 때문에 회의 분위기를 미리 짐작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받는다.

FOMC 위원들은 미국 경제 현황과 전망 등이 담긴 ‘그린북’, 금융정책 효과와 대안 등을 담은 ‘블루북’도 함께 본다. 그린북과 블루북 전문은 5년 뒤 공개되지만 그린북은 FOMC 회의 3주 뒤 공개되는 ‘의사록 요지’에 ‘조사 스태프 예측’으로 소개돼 대략적인 정보를 알 수 있다. 한은도 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록이 2주일 뒤 첫 화요일에 공개된다. 의사록에서 회의 분위기를 알 수 있지만, 한두 달 뒤 열리는 금통위 분위기를 가늠하긴 쉽지 않다.

한은은 미래 정책 방향에 대해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늘 받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축통화국이 아니고 해외 의존도가 상당히 높으며 대외 여건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제약이 있다”고 답했다. 한은 보고서들이 지금보다 미래지향적이 되면 제약도 줄어들지 않을까.

lark3@seoul.co.kr
2021-06-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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