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첫 경기가 열리는 e스포츠의 전체 경기 종목은 리그 오브 레전드(롤),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위닝일레븐, 클래시로얄, 아레나오브발러 등 총 6개다. 한국은 이중 롤과 스타크래프트2에 출전한다. 다른 종목에선 본선 진출 티켓을 얻지 못했다. 태극마크를 다는 선수는 모두 7명이다. 롤은 고동빈, 김기인, 한왕호, 박재혁, 조용인, 이상혁 등 프로게이머 6명이 한 팀으로 경기를 치르고, 스타크래프트2는 조성주 선수 1명만 출전한다. 두 종목 모두 1위로 예선을 통과한 만큼 금메달을 노려 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범종목이기 때문에 메달 집계에선 제외된다.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이다. 2001년 한국e스포츠협회가 창설돼 선수 관리, 경기 규칙, 대회 방식을 체계화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가 됐다. 다음 대회인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올라가고,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도 올림픽 종목 채택이 논의되면서 e스포츠의 위상은 예전보다 더 높아지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정부는 지난 21일 서울 상암동에 세계 최초로 ‘e스포츠 명예의 전당’을 개관했다. e스포츠의 황제로 불리는 임요환과 홍진호, 이윤열, 최연성, 이영호 등 왕년의 스타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화제가 됐다. e스포츠 국가대표 출정식을 겸한 이 자리에서 임요환은 “e스포츠가 올림픽 종목이 되는 것이 내 꿈이었는데 이제 더이상 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컴퓨터게임이 놀이나 취미가 아니라 직업으로 인정받고, 프로게이머가 스타로 추앙받는 시대는 이미 한참 전에 도래했다. 이젠 국가대표 자격을 주는 국제 스포츠 종목으로까지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여기엔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예전 같지 않은 이유도 크다. 한국과 달리 e스포츠가 아직 활발하지 않은 인도네시아가 시범경기 채택에 적극 나선 것은 젊은층을 유인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번 e스포츠 시범경기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2018-08-24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