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재난’ 관리 선진국에서 배운다] <2> 홍콩의 산사태 방재 시스템
지난 7일 태풍 ‘무지개’가 홍콩 남서쪽 해안을 스쳐 지나갔다. 두 시간 새 50㎜가 넘는 비가 홍콩 시궁구 지역에 집중됐다. 다음날 홍콩의 산사태 전담기관인 GEO(Geotechnical Engineering Office)는 총 3건의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시궁구를 가로지르는 팍탐로에는 125㎥가 넘는 토사물이 흘러들었다. 나머지 두 건의 산사태는 민간인 거주 지역에서 발생했다. 타이몽차이 마을에 있는 가옥으로 각각 150㎥, 3㎥가량의 흙과 암석이 유입됐다. 세계적인 산사태 방재 선진국으로 손꼽히는 홍콩에서 하룻밤 사이 3건의 산사태가 일어났지만, 이 3건의 상황 보고는 GEO의 진가를 보여주는 근거였다. “GEO의 목적은 모든 산사태를 막는 것이 아닙니다. 홍콩에서 일어나는 산사태를 감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죠. 미미한 산사태까지도 더 큰 상황으로 이어질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조셉 리 책임엔지니어의 말처럼 GEO는 발생지역,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산사태를 파악하고 있다. 홍콩에서 산사태는 숙명적인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홍콩은 서울의 약 2배에 해당하는 1104㎢의 면적을 가졌지만 60% 이상이 산악지형으로 구성돼 있어 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