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 thumbnail - 모험자본 덕에 첫 흑자… “생산적 금융이 기업도 사회도 살려” [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모험자본 덕에 첫 흑자… “생산적 금융이 기업도 사회도 살려” [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투자받은 뒤 사회적 책임 더 느껴” 기업 성장 성과, 고용·복지 확대로 김동식 “비수도권 투자 확대할 것” 금융위, 자율점검 등 4대 과제 소개 창업 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던 화장품 스타트업이 모험자본을 발판으로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친환경·기후변화 맞춤형 화장품 기업 톤28은 지난해 적기에 유입된 투자금을 바탕으로 매출 250억원, 영업이익 30억원대를 기록하며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서울리더스금융포럼’ 마지막 패널토론에서는 이 같은 사례를 바탕으로 생산적 금융의 역할과 과제가 집중 논의됐다. 생산적 금융의 ‘수요자’ 패널로 참석한 박준수 톤28 대표는 자신을 “생산적 금융의 수혜를 가장 최근에 경험한 기업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창업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었다”며 “친환경 제품과 기후변화 기반 빅데이터 맞춤형 화장품이라는 중장기 사업에 집중하다 보니 수익을 내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환점은 지난해 찾아왔다. 박 대표는 “자금만 확보되면 적자를 흑자로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며 벤처캐피털(VC)을 찾아 투자 유치에 나섰다. 투자 심사가 길어
  • 금융권 수장들도 주식에 ‘쫑긋’… “투자 못해서 죄송” 불쑥 고백에 웃음꽃도 [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서울리더스금융포럼’ VIP 티타임장은 이른 아침부터 금융권 주요 인사들로 활기를 띠었다. 참석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주식시장으로 향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시장 호황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금희 아나운서의 재치있는 진행 행사 사회를 맡은 이금희 아나운서는 특유의 차분한 목소리로 개회를 알렸다. 인사를 마친 뒤에도 한참 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는 참석자들의 박수가 이어지자 “이른 아침부터 금융권 최고 전문가들이 함께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인사를 오래 드렸다”고 말해 행사장에 웃음을 안겼다. 특별강연에 나선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 강연 도중 마른기침을 하자 이를 지켜보던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이 곧바로 물병을 건넸다. 이 이사장은 “감사합니다. 이따가 칭찬 한번 해드릴게요”라고 미소를 지으며 강연을 이어갔다. ●본지 ‘생산적 금융’ 시리즈 스크랩도 패널토론에서는 생산적 금융 정책과 함께 서울신문이 화제에 올랐다. 전요섭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서울신문의 생산적 금융 기획 시리즈 스크랩을 들어 보이며 “관련 기사를 차곡차곡 모아 읽고 있다”며 “
  • thumbnail - 생산적 금융, 투자의 패러다임 바꾸다 [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생산적 금융, 투자의 패러다임 바꾸다 [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담보 중심 단순 자금 공급 벗어나 모험 자본으로 성장 밑거름 돼야 한국 금융이 ‘담보의 시대’에서 ‘투자의 시대’로 넘어서는 전환점에 섰다. 저성장 고착화와 인공지능(AI) 전환, 기술패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부동산과 가계대출에 쏠린 자금을 첨단산업과 모험자본, 자본시장으로 돌리는 ‘생산적 금융’이 시대적 과제로 제시됐다.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신문 주최로 열린 ‘2026 서울리더스금융포럼’에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 등 금융·산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투자의 시대를 열다’를 주제로 금융의 새 역할을 논의했다. 주요 강연자들은 생산적 금융이 저성장과 AI 전환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찬진 원장은 기조연설에서 AI 전환과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감독 체계도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과 모험자본에는 자금 공급
  • thumbnail - “바젤 체제 강화로 부동산 쏠림”… 생산적 금융 규제 완화 띄웠다[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바젤 체제 강화로 부동산 쏠림”… 생산적 금융 규제 완화 띄웠다[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영·미 등 현실 맞춰 규제 완화 반도체 고용 유발 효과 한계 중기 등에 자금 흐르게 해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강화된 바젤 건전성 체제가 금융자금을 부동산 등 비생산적인 분야로 쏠리게 한 측면이 있다”며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 필요성을 시사했다. 다만 반도체 중심 성장의 한계를 지적하며 중소·벤처 등 생산적인 분야로 자금이 고르게 흐르도록 하는 데 감독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서울리더스금융포럼’ 기조연설에서 “영국과 미국, 유럽 등에서는 바젤Ⅲ 규제를 각국 현실에 맞게 조정 또는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도 이런 흐름을 참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젤 건전성 규제는 은행이 위험한 대출이나 투자에 나설수록 더 많은 자본을 쌓도록 하는 국제 규제다. 기업금융 관련 자본규제는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생산적 금융 관련 자본규제가 지나치게 강한 것 아닌지 고민이 있다”며 “건전성과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 업계와 당국이 함께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비상장주식 투자와 보험사의 벤처투자 등에 대한 자본규제를 합리
  • thumbnail - “기본사회는 ‘진짜 성장의 기반’… 금융도 기본권적 접근 필요”[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기본사회는 ‘진짜 성장의 기반’… 금융도 기본권적 접근 필요”[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17일 “기본사회는 성장의 반대가 아니라 ‘진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라며 “금융도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 기본권적 요소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서울리더스금융포럼’ 특별강연에서 “시장에서 올라가는 길은 얼마든지 열려 있어야 하지만 떨어지는 사람을 받쳐줄 사회적 기반도 필요하다”며 “인권과 기본권, 행복추구권이 기본사회의 바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출산과 산업구조 변화로 기존 성장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워진 만큼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노동을 바라보는 기준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에서 소프트웨어학과를 운영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해 가르쳤지만 AI 확산으로 졸업 무렵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코딩 전문가였던 학생들도 기존 경쟁력이 빠르게 약화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한 번 배운 기술이 평생 자산이 되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청년뿐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계속 배우고 새로운 일에 적응할 수 있도록
  • thumbnail - “기업 성장이 금융 성장 이어져”[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기업 성장이 금융 성장 이어져”[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고석헌 신한금융그룹 전략부문(CSO) 부사장은 17일 ‘2026 서울리더스금융포럼’ 강연에서 “생산적 금융은 금융사에도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고 부사장은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금융사가 일종의 과점 시장을 형성했지만 최근에는 제판분리(제조·판매 분리)와 디지털,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금융사 고유의 영역도 다른 업권의 침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담보대출은 안전한 자산이지만 포트폴리오가 특정 분야에 집중되면 언젠가는 취약점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성장이 금융사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시대가 됐다고 진단했다. 고 부사장은 “대출과 운용 측면에서 앞으로는 기업금융(IB)을 잘하는 기관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골드만삭스는 일찍이 스페이스X의 금융 파트너로 자리 잡으며 경쟁력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다만 생산적 금융이 곧 건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 성장성이 높은 산업이라고 해서 모든 기업이 우량한 것은 아니다”라며 “같은 반도체·바이오·항공우주 업종 안에서도 옥석이 존재하는 만큼 성장 가능성과 건전성을 함께 판단하는 것이 금융사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
  • thumbnail - “중복상장 규제 지혜 모아야”[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중복상장 규제 지혜 모아야”[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7일 ‘2026 서울리더스금융포럼’에서 “지금까지는 부동산 시장의 기대수익률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가계자금들이 금융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자본시장의 기대수익률이 높아지도록 해줘야 생산적 금융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최근의 큰 변화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장이 해소된 점을 들었다. 그는 “우리 주가가 오르면서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면서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한 발짝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이사장은 변화의 주요인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과를 꼽았다. 그는 “경영진과 투자사 사이 인식과 정보의 간극들을 줄이도록 기업들에 요청했다”면서 “이 기업들에 대한 지원책으로 3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이 있었고, 배당소득 분리과세라는 법률적 지원이 수반됐다”고 밝혔다. 특히 생산적 금융을 위한 방안으로 자본시장의 신뢰도를 높일 것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불공정거래의 온상이 되는 부실기업들을 빨리 퇴출하기 위해 2년 전부터 노력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중복상장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복상장 규제와 관련해 지혜를 잘 모아야 한다”면서 “투자자들이 온당하게 받아야 될 몫을
  • thumbnail - “생산적 금융은 우주 산업 동반자”[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생산적 금융은 우주 산업 동반자”[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조성익 텔레픽스 대표는 17일 “기술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문턱이 있는데, 생산적 금융이 그 과정의 든든한 동반자가 됐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이날 ‘2026 서울리더스금융포럼’ 특별강연에서 ‘우주 스타트업, 생산적 금융과 만나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2019년 설립된 텔레픽스는 인공위성 제작과 위성영상 기반 인공지능(AI)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주 스타트업이다. 국내 우주기업 최초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세계경제포럼(WEF) 기술선도기업에도 선정됐다. 그는 생산적 금융의 중요성을 수출 과정에서 체감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위성 산업은 가장 보수적인 시장 중 하나”라며 “해외 바이어들은 수천억원 규모의 위성을 직접 만들어 발사한 경험이 있는지를 먼저 묻는다”고 말했다. 텔레픽스는 지난해 말 국내 비상장 스타트업 최초로 수천만 달러 규모의 차세대중형위성급 고해상도 위성카메라 유럽 수출 계약을 따냈지만, 생산시설 확충과 부품 선발주를 위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조 대표는 “고객은 위성을 실제로 발사해봤는지를 묻고, 은행은 수출 실적이 있는지를 묻는 딜레마에 놓여
  • thumbnail - “심의·보고 하세월” “투자보다 대출 선호”… 생산금융 딜레마[생산적 금융 설계도 3회]

    “심의·보고 하세월” “투자보다 대출 선호”… 생산금융 딜레마[생산적 금융 설계도 3회]

    시스템 구축 시급한 새 금융시대 자금 규모보다 시스템 구축 시급 모호한 기준·복잡한 절차 등 반복 “속도가 경쟁력인데”… 기회 놓쳐 장기적 효과·성과 평가 체계 필요 돈은 준비됐다. 5대 금융지주는 앞으로 5년간 508조원을 산업과 기업에 투입하겠다고 선언했고 국민성장펀드도 출범했다. 기업은 투자보다 대출을 선호하고, 금융사는 느린 심사와 모호한 기준에 발목이 잡혀 있다. 생산적 금융의 성패가 자금 규모보다 이를 뒷받침할 시스템 구축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속도다. A 시중은행 부행장은 “좋은 투자 기회가 나와도 심의와 보고를 거치다 보면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민간은 몇 주면 끝낼 일을 몇 달씩 끌다 보니 기업이 기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중심으로 짜인 구조에서 투자심의, 기금운용심의, 금융위원회 보고, 내부 결재까지 이어지는 절차가 길어지면서 투자 집행이 늦어지는 일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B 증권사 부사장도 “시장에서는 속도가 곧 경쟁력인데 지금 구조로는 딜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했다. 정작 기업들이 원하는 자금 형태도 금융권의 기대와는 다르다. C 스타트업 대표는 “투자를
  • thumbnail - 기업승계 도와주고, 외국인 특화 창구… 이색 ‘생금’ 뜬다[생산적 금융 설계도 3회]

    기업승계 도와주고, 외국인 특화 창구… 이색 ‘생금’ 뜬다[생산적 금융 설계도 3회]

    사각지대 없애고 지역경제 활성화 우리은행, 후계 없는 기업에 컨설팅 JB금융, 외국인 제도권 금융 연결 카뱅·부산은행, 지역 기업에 대출 후계자를 찾지 못한 기업을 살리고, 은행 창구 밖에 있던 외국인을 끌어오고, 지역 중소기업의 자금길을 넓히는 실험이 생산적 금융의 새 얼굴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권이 돈을 빌려주는 역할을 넘어 기업을 잇고, 사각지대를 메우고, 지역경제 활성화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을 사람이 없어 사라질 수 있는 기업을 살리는 기업승계 금융에 나서고 있다. 후계자를 정하지 못한 중소기업은 대표 은퇴나 유고 이후 문을 닫을 수 있고, 이 경우 직원들의 일자리와 현장에서 쌓인 기술, 거래처와 이어진 공급망까지 함께 끊길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이런 기업에 제3자 인수합병(M&A), 경영진 인수(MBO), 종업원 인수(EBO)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가족 승계가 어려운 기업도 외부 인수자나 내부 인력을 통해 사업을 이어 가게 해 고용과 기술, 거래망을 지키려는 방식이다. JB금융그룹의 한패스 투자는 대출 중심 금융에서 벗어나 외국인 생활 금융 인프라에 돈을 넣은 사례다. JB금융은 2023년 12
  • thumbnail - “위험도 감수”… 아마존 성공 뒤엔 美 금융 생태계 있었다[생산적 금융 설계도 3회]

    “위험도 감수”… 아마존 성공 뒤엔 美 금융 생태계 있었다[생산적 금융 설계도 3회]

    초창기 아마존 수년간 ‘적자의 늪’ 벤처캐피털, 은행 대신 위험 관리 유럽 거대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 담보 중심 자금 공급에 작년 ‘파산’ 아마존은 수년간 적자를 냈지만 세계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반면 유럽의 ‘배터리 희망’ 노스볼트는 100억달러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고도 파산했다. 두 기업의 운명을 가른 것은 기술이 아니라 금융이었다. 미국은 실패를 전제로 자본이 도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지만, 유럽은 상대적으로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금융 생태계가 부족했다. 생산적 금융의 핵심이 자금 규모가 아니라 리스크를 떠안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직접 금융’ 미국 vs ‘간접 금융’ 유럽 7일 금융권에 따르면 1994년 창업한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해 오랜 기간 적자를 이어갔다. 수익성이 불확실했고 담보 자산도 많지 않아 은행 중심 금융 구조였다면 대규모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았을 기업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자본시장이 은행 대신 위험을 떠안았다. 1979년 연기금의 벤처투자가 사실상 허용된 이후 연기금과 보험사, 대학기금 자금이 벤처캐피털(VC) 시장으로 흘러들어갔다. VC들은 수십 개 기업에 분산 투자하며 위험을
  • thumbnail - 승계·외국인·지역으로… 보폭 넓히는 금융권 ‘이색 생금’[생산적 금융 설계도 3회]

    승계·외국인·지역으로… 보폭 넓히는 금융권 ‘이색 생금’[생산적 금융 설계도 3회]

    후계 공백 메우는 기업승계 금융 은행 밖 외국인 품는 생활금융 인뱅 자금 지역기업으로 물꼬 후계자를 찾지 못한 기업을 살리고, 은행 창구 밖에 있던 외국인을 끌어오고, 지역 중소기업의 자금길을 넓히는 실험이 생산적 금융의 새 얼굴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권이 돈을 빌려주는 역할을 넘어 기업을 잇고, 사각지대를 메우고, 지역경제 활성화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을 사람이 없어 사라질 수 있는 기업을 살리는 기업승계 금융에 나서고 있다. 후계자를 정하지 못한 중소기업은 대표 은퇴나 유고 이후 문을 닫을 수 있고, 이 경우 직원들의 일자리와 현장에서 쌓인 기술, 거래처와 이어진 공급망까지 함께 끊길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이런 기업에 제3자 인수합병(M&A), 경영진 인수(MBO), 종업원 인수(EBO)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가족 승계가 어려운 기업도 외부 인수자나 내부 인력을 통해 사업을 이어 가게 해 고용과 기술, 거래망을 지키려는 방식이다. JB금융그룹의 한패스 투자는 대출 중심 금융에서 벗어나 외국인 생활 금융 인프라에 돈을 넣은 사례다. JB금융은 2023년 12월 외국인 특화 금융 플랫폼 한패스에 159억
  • thumbnail - “위험도 감수”…아마존 성공 뒤엔 美 금융 생태계 있었다[생산적 금융 설계도 3회]

    “위험도 감수”…아마존 성공 뒤엔 美 금융 생태계 있었다[생산적 금융 설계도 3회]

    초창기 아마존 수년간 ‘적자의 늪’ 벤처캐피털, 은행 대신 위험 관리 유럽 거대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 담보 중심 자금 공급에 작년 ‘파산’ 아마존은 수년간 적자를 냈지만 세계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반면 유럽의 ‘배터리 희망’ 노스볼트는 100억달러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고도 파산했다. 두 기업의 운명을 가른 것은 기술이 아니라 금융이었다. 미국은 실패를 전제로 자본이 도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지만, 유럽은 상대적으로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금융 생태계가 부족했다. 생산적 금융의 핵심이 자금 규모가 아니라 리스크를 떠안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 ‘직접금융’ 미국 vs ‘간접금융’ 유럽 7일 금융권에 따르면 1994년 창업한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해 오랜 기간 적자를 이어갔다. 수익성이 불확실했고 담보 자산도 많지 않아 은행 중심 금융 구조였다면 대규모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았을 기업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자본시장이 은행 대신 위험을 떠안았다. 1979년 연기금의 벤처투자가 사실상 허용된 이후 연기금과 보험사, 대학기금 자금이 벤처캐피털(VC) 시장으로 흘러들어갔다. VC들은 수십 개 기업에 분산 투자하며 위험을
  • thumbnail - ‘씨앗 금융’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 [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씨앗 금융’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 [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기업이 가진 잠재력의 씨앗을 거목으로 키워내는 ‘경작 금융’입니다.”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이 말하는 생산적 금융이다. 농부가 척박한 땅을 일구고 씨앗을 심어 열매를 맺듯,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금융이 긴 호흡으로 함께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생산적 금융은 농협금융의 뿌리인 협동조합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며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것을 넘어 기업의 성장 과정을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NH농협금융은 특유의 전국 영업망과 농촌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역 기업과 혁신기업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경남 창원에 해양·항공·방산 종합지원센터를 열었다. 지역특화산업 202개 업종과 첨단전략산업 269개 업종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으며 창업 7년 이내 기업도 생산적 금융 중점 지원 대상으로 분류했다. NH농협금융은 기업금융 방식도 바꾸고 있다. 대출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외환·보험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복합거래’를 확대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필요한 서비스를 한 번에 받을 수 있고, 금융사는 특정 거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
  • thumbnail - ‘사다리 금융’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사다리 금융’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대한민국 ‘생산적 금융’ 설계도]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바라보는 생산적 금융의 본질은 ‘대한민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 사다리를 복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이 다시 ‘기업금융 명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특히 우리금융은 정부가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를 제시하자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청사진을 내놓았고, 업계 최초로 ‘생산적 금융 가이드북’도 제작했다. 임 회장은 매달 그룹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직접 첨단전략산업금융협의회를 주재하며 생산적 금융을 그룹 핵심 과제로 챙기고 있다. 그는 현재 50% 수준인 우리금융의 기업대출 비중을 장기적으로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다만 기업을 평가할 때 재무제표와 담보뿐 아니라 성장성 등 비재무적 요인까지 함께 살펴야 부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임 회장은 “최근에는 산업재해나 인권 문제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가 기업 부실로 직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대출 관행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통상 담보가 있으면 안전하다고 여겨지지만,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는 담보가 있어도 공실률 상승 등으로 부실이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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