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문학
  • 서점가는 벌써 ‘메리 크리스마스’

    서점가는 벌써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전날 밤’ 국내 출간 ‘산타’ 이미지 시초 무어 詩 담겨 크리스마스가 한 달 넘게 남았지만 최근 출간된 그림책들에는 벌써 크리스마스가 가득하다. 크리스마스 고전이라고 불리는 그림책부터 순록의 이야기를 통해 환경문제를 짚어 낸 그림책까지 성탄절 즈음을 배경으로 한 삼색의 그림책이 눈길을 끈다. 반세기 넘게 전 세계에서 사랑받아 온 그림책의 거장 로저 뒤바젱의 그림과 클레멘트 클라크 무어의 시가 담긴 ‘크리스마스 전날 밤’이 한국어로 출간됐다. 1820년대 무어가 자신의 아이를 위해 쓴 것으로 알려진 같은 제목의 시는 그동안 여러 버전의 그림책으로 나왔지만 뒤바젱의 그림으로 국내에 출간된 것은 처음이다. 1954년에 나온 이 책은 중국, 프랑스, 일본, 영국 등에 수출되며 크리스마스 고전으로 불렸다. 뚱뚱한 몸, 빨간 옷, 흰 수염 등 여러 광고와 이미지에서 차용된 산타클로스의 모습은 무어의 시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의 매력은 길쭉한 판형에 있다. 가로보다 세로가 두 배가량 길쭉한 판본은 긴 굴뚝을 따라 내려오는 산타클로스를 묘사하기에 적합하며 밤하늘을 나는 썰매를 표현하는 데도 탁월하다. 점점 썰매를 끌기 힘들어지는 순록들의 이
  • [신간] 1조 클럽 도전하는 중견 기업을 위한 삼성 SCM 노하우

    [신간] 1조 클럽 도전하는 중견 기업을 위한 삼성 SCM 노하우

    1조 클럽 도전하는 중견 기업을 위한 삼성 SCM 노하우 서병교 지음 / 베스트디자인 2만3000원 중소 중견기업들의 성장에 핵심을 이루는 기업 공급망 관리 서적이 나왔다. 제목은 ’1조 클럽 도전하는 중견 기업을 위한 삼성 SCM 노하우’ (부제: 저비용 고효율 공급망 관리 레시피). 이 책의 저자는 안양시청 기업유치추진단장인 서병교 박사로 액센추어, i2, 삼성SDS, CJ대한통운, 부릉, 에쓰푸드 등에서 정보 전략 최고 책임자 (CIO), 정보 보안 최고 책임자 (CISO), 전략 사업 본부장, 경영 혁신 본부장 등을 지낸 국내 1세대 컨설턴트다. 공급망 관리를 의미하는 SCM(Supply Chain Management)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다. 이 책은 기업 경영의 근간인 개발, 구매, 제조, 물류, 마케팅, 판매, 서비스, 경영 관리 등 8대 프로세스를 모두 다뤘다. SCM에 관한 기존의 책이 물류나 수요예측, 생산 계획 수립, 구매관리 등 특정 부문에 주안점을 두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책은 SCM 그 자체가 경영이라는 입장에서 매우 넓은 범위를 포괄적이고 입체적으로 기술했다. 이 책은 중소 중견 기업이 대기업으로 가는 과정에서 대부분 겪
  • 이수지·백희나 K그림책 스타들 한자리에…28일 부산국제아동도서전

    이수지·백희나 K그림책 스타들 한자리에…28일 부산국제아동도서전

    이수지, 백희나 등 한국의 아동문학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어린이도서 작가와 출판계 관계자 100여명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 국제 아동도서전이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출판문화협회는 19일 서울 종로구 출판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제1회 부산국제아동도서전 개최 계획을 발표했다. 도서전은 출판문화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시가 후원한다. 도서전의 주제전시 ‘라퓨타- 한다, 어린이’ 큐레이터인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는 “작년 볼로냐(이탈리아) 아동도서전 열기가 굉장히 뜨거웠는데, 바로 이수지 작가가 참여했기 때문이었다”며 “그런데 이수지, 백희나 작가가 동시에 참여하는 건 볼로냐도 못 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라퓨타’는 영국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속 하늘에 떠 있는 나라 이름에서 따왔다. 원작을 ‘걸리버 유람기’라는 이름으로 번역한 김연수 소설가와 삽화를 그린 강혜숙 작가가 이번 도서전에서 ‘걸리버의 라퓨타’를 주제로 강연한다. 부산국제아동도서전에는 총 16개국 193곳(국내 136곳, 해외 57곳)의 회사가 모여 도서 전시와 강연, 세미나, 현장 이벤트, 워크숍 등 158개
  • 민간인 대량 학살, 전시엔 정당하다?

    민간인 대량 학살, 전시엔 정당하다?

    ‘제노사이드’는 국어사전에서 “국민, 인종, 민족, 종교 따위의 차이로 집단을 박해하고 살해하는 행위”로 정의돼 있다. 제노사이드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을 떠올린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에서 벌어지는 극단적 민간인 살해 상황을 보면 제노사이드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려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역사 사회학자인 강성현 성공회대 교수는 최근 출간한 ‘다시, 제노사이드란 무엇인가’(푸른역사)에서 다양한 이론과 사례 분석을 바탕으로 제노사이드는 단순한 대량 학살이 아닌 민간인 집단에 대한 폭력적 파괴 행위를 통해 사회적, 정치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제노사이드를 법적 해석을 넘어 사회적 관점에서 재구성하면서 “정의(正義) 실현을 위해서 새로운 정의(定義)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노사이드는 1944년 유대인 출신 폴란드 변호사 라파엘 렘킨이 처음 정의하고, 1948년 유엔 제노사이드 협약을 통해 국제법으로 금지되고 처벌할 수 있는 범죄가 됐다. 문제는 협약 제2조에서 “제노사이드를 특정 집단을 파괴할 의도로 행해지는 다양한 폭력 행위”로 규
  •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 “‘소년이 온다’ 인세, 가자지구에 기부”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 “‘소년이 온다’ 인세, 가자지구에 기부”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의 작품을 영미권에 소개한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가 한국문학번역원에서 발행하는 영문 계간지(KLN)에 소회를 밝히는 기고를 보내왔다고 번역원이 18일 밝혔다. 스미스는 이 글에서 “‘채식주의자’의 주인공 영혜의 이야기를 ‘극단적이고 기괴하다’고 평가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오히려 저는 그의 언니 인혜가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혜의 당당함이 부럽다”고 했다. 아울러 “가자지구 또한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고, 광주와 가자 지구를 연결한 독자들에게 감동받았다”며 “‘소년이 온다’ 번역 인세를 가자 지구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스미스는 “과거 한 기고문에서 저는 한강의 작품을 읽고 번역하는 과정을 ‘글로 직접 묘사되지 않은 선명한 이미지에 사로잡히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며 “제겐 그의 글을 읽고 번역하는 것은 구분할 수 없는 일”이라고도 썼다. 스미스의 영문 기고문은 다음달 1일 발행되는 KLN 겨울호의 한강 특집 일환으로 실릴 예정이며, 오는 25일에는 한강의 작품을 외국어로 번역한 다른 번역가 다섯 명의 인터뷰도 공개된다. 번역원은 한강
  • “설득력 있는 스토리텔링”…김수영문학상에 윤지양 시인

    “설득력 있는 스토리텔링”…김수영문학상에 윤지양 시인

    윤지양(32) 시인이 제43회 김수영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민음사가 18일 밝혔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원이 주어지며 수상 시집은 연내 출간될 예정이다. 수상작 중 일부는 다음달 초 발행되는 문학잡지 ‘릿터’에 심사평 전문과 함께 실린다. 허연 시인, 이수명 시인, 하재연 시인이 올해 김수영문학상 심사위원을 맡았다. 윤지양의 ‘소설’ 외 57편을 수상작으로 결정한 심사위원단은 “정형화되지 않은 감각과 사유로 만들어진 독특한 착상과 의외의 전개로 눈길을 끌었다”고 평했다. 이어 “자기 내면에만 집중하려는 최근의 경향과 달리 설득력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확장성과 보편성을 획득하려는 시도가 돋보였고 ‘시적인 것’에 대한 자기 확신을 좇기보다 도전을 택하는 과감함은 독보적인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윤 시인은 1992년 대전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201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스키드’를 펴냈다. 윤 시인의 수상 소감은 이렇다. “방콕의 맨허튼 호텔에서 천둥 치는 소리를 듣는다. 한 벽을 차지하는 창문에 검은 커튼이 드리워져 있다. 빽빽한 일정으로 지친 룸메이트가 코를 고는 소리가 들린다. 쉽게
  • 미학의 정점 혹은 기회주의자, ‘미당’ 톺아보기… 용기를 내다

    미학의 정점 혹은 기회주의자, ‘미당’ 톺아보기… 용기를 내다

    서정주라는 문학적 사건 최현식 교수의 서정주 연구 논문집 역사적 현실과 문학의 양면성 규명 나만의 미당시 동시대 시인 30명 새로 읽은 서정주 마종기·이병률·안희연 등 의기투합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자화상’ 부분) 한국어로 도달할 수 있는 미학의 정점 혹은 부당한 권력에 아첨한 기회주의자. 미당(未堂) 서정주(1915~2000)를 바라보는 문단의 시선은 언제나 혼란스럽다. 내년이면 탄생 110주년을 맞는 그의 문학 세계를 들여다보는 일은 아직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그의 두 가지 면모를 모두 들여다볼 때 비로소 ‘서정주라는 문학적 사건’의 실체가 오롯이 우리 앞에 드러날 것이다. 다음달 24일 서정주의 기일을 앞두고 그의 문학을 새롭게 감각할 수 있는 책이 잇따라 출간됐다. 은행나무에서 출간한 ‘나만의 미당시’는 동시대 시인 30명이 서정주를 어떻게 읽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도서출판b에서 펴낸 ‘서정주라는 문학적
  • 낯섦에서 오는 소중한 마음이 걷는 원더랜드

    낯섦에서 오는 소중한 마음이 걷는 원더랜드

    낯익으면서도 낯선 ‘원더랜드’에서 삶을 긍정하는 법은 무엇일까. 시인 배수연(40)의 신작 ‘여름의 힌트와 거위들’은 빠져들면 헤어나기 어려운 ‘혼돈의 멀티버스’다. 거위, 두더지, 누, 악어, 코끼리 등 의인화된 존재들이 제각각 자유분방하게 행동하고 이야기한다. 2013년 ‘문학수첩’ 신인상으로 등단한 배수연은 앞선 시집들에 담아낸 성장담을 유년과 성년 사이 어딘가 존재하는 익숙하고 낯선 세계로 확장한다. 첫 시집 ‘조이와의 키스’(2018)에서의 천진난만한 조이는 ‘쥐와 굴’(2021)의 심술궂고 무례한 유년을 통과해 또 다른 자아들을 만나는 원더랜드로 향한다. 특유의 회화적 상상력으로 빚어낸 배수연의 시적 세계는 소란스럽고 흥미진진한 원더랜드다. 토끼굴에 떨어진 앨리스가 연신 회중시계를 보며 분주한 흰토끼를 만나 떠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시인은 독자를 자신의 원더랜드로 끌어들인다. 잘 짜인 웹툰처럼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시인 대신 조곤조곤 말을 건네고 소곤소곤 떠든다. “거위가 먼저 들어가고 두더지가 들어가고 머뭇거리는 내 엉덩이를 누가 발로 차주었다 모두네 집은 문보다 창이 몇 배로 크고 문보다 복도가 훨씬 많다… 또 다른 복도에 줄을
  • 세상엔 왜 슬픔과 이별이 많을까

    세상엔 왜 슬픔과 이별이 많을까

    레프 톨스토이(1828~1910)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 “행복한 가정은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한창 사랑할 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헤어질 땐 저마다 사랑을 이어 갈 수 없는 복잡한 이유가 생겨난다. 심지어 하나의 이별 안에서도 두 사람 각자 헤어지기를 결심하는 이유가 다를 것이다. 요컨대 이 세상에는 사랑보다 이별의 종류가 훨씬 많다. 이유리(34)의 새 소설집 ‘비눗방울 퐁’은 과거와 미래,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여러 이별의 단면을 들춘다. ‘아름다운 이별’은 영화나 드라마에나 있는 것이다. 실제 이별은 너무 아프고 그 앞에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별은 되돌릴 수도 없고 그 슬픔은 피할 길도 없다. 피하려고 할수록 더욱 비참해질 뿐이다. 소설에서 이유리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별을 극복하는 데에 편법은 없다고. 오로지 정공법만 있다고. 온몸으로 충분히 슬퍼해야 한다고. “성재가 떠났다. 내게는 텅 빈 집과 아픈 고양이, 그리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랑이 남았다.”(‘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81쪽) 단편 ‘내게 남은 사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삼각뿔 속의 잠(임희진 지음, 나노 그림, 문학동네) “내 눈은 고성능 카메라야/ 미세한 표정 변화도 놓치지 않아// 내 귀는 고성능 음성 증폭기야/ 아주 작은 소리도 크게 들려// 내 신경은 고성능 안테나라서/ 사람들 기분을 살피느라 늘 곤두서 있어.” 어린이 내면에서 샘솟는 치열한 질문을 동심의 언어로 옮겨 적은 시인 임희진의 첫 동시집이자 제12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우리 동시에 ‘예민한 아이’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조명해야 할 몫이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는 심사평처럼 이 동시집은 예민한 아이에 대해 집중한다. 그간 많은 동시가 씩씩하고 당찬 아이, 착하고 맑은 아이, 소심하고 부끄러운 아이들을 그렸지만, 이 동시집은 그동안 소홀했던 예민한 아이의 낯선 얼굴을 소개한다. 120쪽, 1만 2500원. 환락경(최지혜 지음, 아작) “지루한 천국과 흥미진진한 지옥 중에 택하라면 어떻게 할래? 한 남자가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남자 앞에는 상당히 자라 어른처럼 보이지만 아직 앳된 티가 나는 여자아이가 눈을 감고 앉아 있었다.” 오랫동안 한국 SF와 판타지 작가이자 편집자로 일해 온 최지혜의 첫 단행본. 여기가 아
  • 나치를 합법화한 숨은 주역「법률가」

    나치를 합법화한 숨은 주역「법률가」

    1919년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군주제가 붕괴하면서 수립된 바이마르공화국은 현대 민주주의를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바이마르헌법은 국민주권을 인정하고 사회권은 물론 여성의 투표권을 최초로 보장하는 등 당시로서는 상당히 민주적이고 혁신적인 요소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민주적인 조항들이 극단주의 세력에 의해 악용되면서 정치적인 불안정성을 초래했다. 엄청난 전쟁 배상금에 허덕이던 바이마르 정부는 부채를 막기 위해 돈을 마구 찍어 냈고 이는 초인플레이션을 촉발했다. ●수권법 등 히틀러에게 절대 권력 부여 국민이 동요하고 정치권은 극좌에서 극우에 이르기까지 분열되며 사회가 불안해지자 바이마르 정부는 대통령에게 막대한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헌법 제48조를 제정했다. 그런데 사회적 질서 유지를 위해 만든 이 법은 엄청난 파국을 몰고 왔다. 의회 해산이나 긴급조치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결국 나치당의 집권으로 이어진 것이다. 헤린더 파우어-스투더 오스트리아 빈대학 교수는 ‘히틀러의 법률가들’에서 바이마르공화국이 민주주의를 파괴한 나치당을 탄생시킨 배경에 아돌프 히틀러와 나치에 동조하고 이를 정당화했던 법률가들이 있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민주주의를
  • [책꽂이]

    [책꽂이]

    밥벌이는 왜 고단한가?(나카야마 겐 지음, 최연희·정이찬 옮김, 이데아)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에 알 수 없는 분노와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고대에 노동은 신의 형벌이었고 삶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행위였을 뿐 가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중세를 거쳐 근대에 들어서면서 노동 경시 풍조는 덜해졌지만 ‘노동은 피하고 싶은 것’이란 사실은 변치 않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마르틴 루터, 애덤 스미스, 카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니체, 한나 아렌트 등 철학자들이 말하는 ‘노동’의 본질을 읽고 나면 일의 가치에 대한 자기만의 해답을 찾게 될지 모른다. 344쪽, 2만 원. B2: 베터 앤 베터(박찬호·이태일 지음, 지와인) 한국 최초 메이저리거인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스포츠 기자 출신으로 NC 다이노스 사장을 지냈던 이태일이 프로야구와 관련한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메이저리그 명감독, 월드클래스 선수들과 함께한 박찬호의 에피소드부터 NC 다이노스 창단 뒷이야기, 유소년 육성과 국가대표 시스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책은 야구뿐만 아니라 우리 인생에서도 중요한 것은 잘하는 것보다 매번 나아
  • ‘아이팟의 아버지’가 말하는 창조의 과정

    ‘아이팟의 아버지’가 말하는 창조의 과정

    위기에 놓인 컴퓨터 제조사 애플은 2001년 휴대형 음악기기 아이팟을 내놓으며 부활했다. 이어 아이폰을 출시하며 전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한다.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지휘 아래 아이팟과 아이폰을 만든 이는 토니 퍼델 전 애플 아이팟 부문 부사장이다. 그는 고교 시절부터 친구들과 몇 개의 회사를 창업했고 제너럴매직, 필립스, 리얼네트웍스, 애플에서 일했다. 애플을 떠나 그가 창업한 네스트는 구글이 32억 달러(약 4조 4700억원)에 인수하면서 화제가 됐다. 책은 그가 지난 30년 동안 겪었던 일들을 소개하며 좋은 제품을 만드는 비법을 알려 준다. 무엇보다 사용자 경험을 우선에 둬야 하며 스토리텔링에도 신경 쓰라고 강조한다. 첫 제품은 다른 것보다 진화한 게 아니라 아예 파괴적인 것이어야 하며 다음 제품부터 진화한 것을 내놓으라고 조언한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골몰하는 것은 당연하며 세부적인 부분까지 신경 쓰라고도 한다. 지능형 온도조절기인 네스트 출시 전 테스트가 이런 사례다. 많은 사람이 제품을 설치하는 데 오래 걸리는 걸 보면서 30분 동안 여러 종류 드라이버를 찾느라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이에 따라 1달러 50센트짜리
  • 기후변화, 내 몸과 마음에 파고들었다

    기후변화, 내 몸과 마음에 파고들었다

    지난 6일 기후학자를 중심으로 한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 충격적인 뉴스가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집권했다는 소식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란 미국의 경쟁력을 약화하기 위한 중국의 음모이며 과학자들이 연구비를 타내기 위해 벌이는 거대한 사기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런 비이성적, 비과학적 언행도 알고 보면 본인만 모르고 있는 기후변화의 영향 아닐까. 뇌과학자이자 데이터과학자인 저자는 “기후변화의 증거는 폭염, 혹한, 잦은 대형 산불, 가뭄, 홍수 등 자연현상이 아니라 우리 몸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책은 뇌신경과학, 데이터과학, 인지심리학 분야 연구 결과들을 총동원해 기후변화가 우리 몸과 마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9개 장으로 나눠 자세히 설명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은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기후변화 현실을 애써 무시하거나 외면한다. 환경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 예측이 무의미해지면서 뇌에서는 망각이 일어나는 비율도 높아진다. 집단적 기억상실에 걸린 것 같은 이런 ‘기후 망각’ 현상은 우리 뇌가 고장 나고 있다는 증거 중 하나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기후변화는 인지능력 저하
  • 이영광 시인, 제26회 백석문학상 수상

    이영광 시인, 제26회 백석문학상 수상

    이영광(사진) 시인이 올해 펴낸 시집 ‘살 것만 같던 마음’으로 제26회 백석문학상을 수상한다고 창비가 14일 밝혔다. 이영광은 1965년 경북 의성 출생으로 1998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했다. 시집 ‘직선 위에서 떨다’, ‘그늘과 사귀다’, ‘아픈 천국’, ‘나무는 간다’, ‘끝없는 사람’, ‘해를 오래 바라보았다’, ‘깨끗하게 더러워지지 않는다’와 산문집 ‘나는 지구에 돈 벌러 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시가 우리를 죽여주니까’ 등을 펴냈다. 노작문학상, 지훈문학상, 미당문학상, 형평문학상 등을 받았다. 창비 측은 이영광의 ‘살 것만 같던 마음’에 대해 “세상이 망가지고 있다는 팽배한 절망감에 경종을 울리며 그것을 몰아내려 애쓰는 시집”이라며 “시인은 신자유주의 코로나 시대에 삶과 죽음, 강자와 약자, 빈자와 부자가 마주하는 세상에서 무시로 변하는 마음의 정동을 반어법과 역설법을 활용하여 과감하게 서술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생을 향한 사랑을 포함해, 모든 사랑에 내재한 아이러니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시적 역량이 ‘모던하게 돌아온 듯한 백석’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예심은 신미나 시인과 이근화 시인, 본심은 김해자 시인과 진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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