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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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시각] AI 속도조절론 뒤, 기술 패권 전쟁론

    이번 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인공지능(AI)이 핵심 의제로 부상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마음이 복잡하다. AI 개발 선두 업체들이 주장하는 AI 속도조절론이 예상보다 빠르게 국제 규범으로 현실화한다면 한국의 AI 산업에는 악재가 될 수 있어서다. 최근 오픈AI와 앤스로픽 수장이 AI 속도조절론을 들고 나왔고 ‘AI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명예교수와 요슈야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가 AI를 핵에 비유하며 잇달아 경고음을 울렸다. 힌턴 교수는 오픈AI의 아스트라가 허깅페이스를 해킹한 사건을 “작은 체르노빌”이라며 “AI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시간이 1년쯤 남았을 것”이라고 했다. 벤지오 교수는 “AI 통제는 핵무기와 마찬가지로 국제적 과제”라며 국제 규범 논의를 제안했다. 글로벌 핵군축·비핵화와 마찬가지로 AI에 대한 민주적인 통제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대의에 공감하지만 그 뒷면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핵무기 국제 규범을 핵보유국이 주도했던 것을 돌아보면, 우리가 AI 국제 규범 논의에서도 소외될 수 있어서다. AI 국제 규범 모델로 거론되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은 1967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핵무기 또는 핵폭발 장치를 제조·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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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시각] ‘빨리’ 아닌 ‘어떻게’ 고민할 때

    정비구역 지정 권한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6·3 지방선거 때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500세대 이하 정비구역 지정 권한 이양’을 최근 정부·여당이 본격 추진하면서다. 그러자 서울시는 “정비사업 현장을 제대로 모르는 실효성 낮은 조치”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핵심은 서울시장이 가진 소규모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에 넘길지, 자치구가 처리할 수 있는 경미한 변경 범위를 현재의 ‘10% 이내’에서 ‘20% 미만’으로 확대할지다. 정비구역 지정 권한이 뭐길래 이럴까. 모든 재개발·재건축의 ‘시작’이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돼야 비로소 조합 설립과 사업시행인가 등 후속 절차가 이어질 수 있다. 현행법은 구청장이 정비계획을 입안해 주민 공람과 구의회 의견 청취를 거친 뒤 시장에게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정비사업 관련 9개의 인허가 권한 중 조합 설립과 사업시행, 관리처분 등 7개는 구청장이 갖고 있지만 구역 지정을 위한 심의와 사업시행을 위한 통합심의라는, ‘현관 도어록’을 시에서 관리하는 격이다. 여권에선 서울의 주택 공급량을 늘리려면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야 하고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업 규모가
  • thumbnail - [데스크 시각] 스포츠 정신 좀먹는 어긋난 팬덤

    [데스크 시각] 스포츠 정신 좀먹는 어긋난 팬덤

    “느그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맨날 축구만 하고 그러면 나중에 커서 축구된다.” 고교 시절 당시엔 드물게 체벌을 하지 않아 인기가 높았던 사회·문화 선생님은 ‘축구’를 늘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했다. 돌이켜 보면 적어도 1980~90년대 부산을 비롯한 경남 지역에선 축구를 ‘바보’ 혹은 ‘멍청이’와 비슷한 뜻으로 사용하곤 했다. “야이 바보, 축구, 똥개, 온달아!”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이는 구기 종목 축구가 아닌, 가축 축(畜)에 개 구(狗)가 결합한 한자어로 ‘사람답지 못한 짓을 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을 뜻한다. 30년도 지난 학창 시절의 추억이 떠오른 건 유감스럽게도 최근 한국 프로축구 K리그1에서 일부 서포터스가 일으킨 ‘지역 비하’ 사태를 지켜보면서다.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는 종료 직후 서울의 응원석에 상대 구단 등을 노골적으로 비방하는 현수막이 펼쳐졌다. 현수막에는 전달수 전 인천 구단 대표와 조건도 현 대표를 조롱하는 듯한 문구와 함께 ‘人賤 UTD’라는 표현이 담겨 있었다. 인천(仁川) 지명을 ‘비천한 사람’이라는 의미의 한자어로 바꿔 표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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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시각] 레버리지 세상의 정상인

    A씨는 기업 실적을 따져 가며 주식을 샀다. 집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빚을 내야 한다고 믿었다. 욕심내지 말고 오래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 착실하게, 교과서적으로. 출근길에 주식창을 열었는데 100만원이 넘는 묵직한 대장주 SK하이닉스가 눈앞에서 날아가고 있었다. 130만원대에서 170만원대로, 29.95%. 상한가였다. 놀랍다. 그런데 이건 뭐지? 59.93%. SK하이닉스 주가를 두 배로 따라가는 레버리지 상품의 수익률이었다. 레버리지. 원래 뜻은 지렛대다. 금융에서는 빚이나 파생상품으로 수익과 손실을 몇 배로 키우는 것을 말한다. 본주가 30% 오르니 이를 2배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60% 오른 것이다. 전날 1주만 샀더라도 하루 만에 80만원을 손에 쥐었단 얘기다. 백주 대낮에, 정규장에서. A씨는 계좌를 열었다. 기업 실적을 공부하고 적정 주가를 따져 고른 종목들이 얌전히 앉아 있었다. 연 10%만 벌어도 훌륭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가치투자, 장기투자, 분산투자. 평소 믿었던 말들인데 유난히 고리타분하게 들린다. 지겹다. 퇴근길이다. 늘 지나치던 동네 부동산 중개업소 유리창에 붙은 숫자가 이상하다
  • thumbnail - [데스크 시각] 네팔의 눈물과 지방정부 연대

    [데스크 시각] 네팔의 눈물과 지방정부 연대

    비정상적인 기후 격변이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다. 최근 네팔을 덮친 대홍수는 결코 먼 나라의 비극이 아니다. 히말라야 빙하가 녹아내리고 계절풍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발생한 참사는 지구온난화가 인류 생존을 어떻게 직접 위협하는지를 보여 준 가혹한 경고장이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풍요를 누려 온 선진국의 책임 회피 속에 탄소배출량이 미미한 개발도상국이 기후재앙의 독배를 먼저 마시는 ‘기후 부정의(不正義)’가 현실이 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무기력 속에 기후난민의 물결은 이미 시작됐다. 선진국들이 200년 가까이 누려 온 산업화와 풍요의 비용을 이제 가난한 나라들이 치르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기후 리더십은 갈수록 흔들린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에서 매년 감축 목표와 기후 재원을 둘러싼 공방이 되풀이되는 이유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자국 산업과 일자리 보호를 내세워 국제적 책임을 줄이거나 기후 재원 약속을 미루기 일쑤다. 국제사회의 합의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흔들리는 사이 기후 취약국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제 기후변화를 외교 테이블에만 맡겨 둘 수 없다. 중앙정부의 정책이 정권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흔들릴수록 시민의
  • thumbnail - [데스크 시각] 대법원을 국민에게 돌려달라

    [데스크 시각] 대법원을 국민에게 돌려달라

    대법관 후보자를 서면 제청하겠다는 결단을 했을 때부터 대법원은 반려 가능성도 염두에 뒀을 것이다. 그렇다면 반려됐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시나리오도 이미 마련해 놨을 테다. ‘미스터 소수의견’으로 불렸던 조희대 대법원장은 과연 그 시나리오를 실행에 옮길 것인가. 입법부·행정부·사법부 모두 그의 다음 스텝에 주목하고 있다. 반려를 반려할 것인가,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남은 3인 중 재제청할 것인가, 아니면 추천위를 다시 꾸릴 것인가. 대법관 임명권과 제청권이 충돌한 이 사건의 결론이 어떻게 나든 뒷맛은 개운치 않을 것 같다. 두 ‘헌법 기둥’의 싸움에서 국민은 찾아볼 수 없어서다. 대법관 공백이 장기화하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된다며 걱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사태를 여기까지 끌고 온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청와대와 대법원이 삐걱대면 정치권이 나서서 윤활유 역할을 해주면 좋겠는데 지금 여당에는 그런 기대를 하기도 어렵다. 대법관 증원, 재판소원제 등 사법개혁 처리 과정에서 여당과 사법부 관계가 크게 악화됐다. 이번 제청 논란 과정에서도 여당은 ‘조희대씨’라 부르며 조 대법원장 사퇴 압박에 앞장섰다. 이 사안은 대법관 1명을 누구로 임명하느냐의 문제
  • thumbnail - [데스크 시각] 트럼프의 ‘반공’, 윤석열의 종북세력

    [데스크 시각] 트럼프의 ‘반공’, 윤석열의 종북세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조지아주 애틀랜타 고등학교 유세에서 민주당을 향해 “그들은 단순한 좌파나 사회민주주의자가 아니라 하드코어 공산주의자들”이라고 비난했다. 불과 일주일 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연설에서는 “공산주의 위협이 역사상 미국에 가해진 진주만 공습이나 9·11테러보다 더 큰 단일 최대 위협”이라며 내부의 적을 먼저 소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카시즘 광풍이 불던 1950년대도 아닌 2026년 미국 한복판에서 공산주의의 부활이라니. 트럼프가 꺼낸 것은 실재하는 정적이 아니라 미국인의 기억 속에 자리잡은 냉전의 유령이었다. 공산주의 망령의 소환은 태평양 건너 대한민국에서도 일어났다.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평소 입버릇처럼 외쳤던 반국가·종북 세력의 위협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총을 든 군인들이 국회에 투입돼 헌법기관을 무력화하려던 시도가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그의 주장이 안보 위협 때문이었는지, 정치적 수세를 벗어나기 위함이었는지는 이후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과 재판 과정에서 낱낱이 드러났다. 이처럼 권력은 위기에 몰릴 때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의 적을 불러내 비상한 조치를 정당화한
  • thumbnail - [데스크 시각]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는가”

    [데스크 시각]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는가”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는가?”(Who watches the Watchmen?) 고대 로마의 시인 데키무스 유니우스 유베날리스의 풍자시에 등장하는 구절이다. 아내의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감시자를 붙여놔도, 결국 감시자가 아내와 부정행위를 저지를 것이라는 내용이다. 당시 부패를 일삼던 로마 고위층을 겨냥한 표현이다. 이는 법철학의 오래된 질문이기도 하다. 권력의 집중은 전제(專制)로 이어진다. 이에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에서 국가 권력을 분리하고 서로 감시하는 권력분립론을 통해 더 많은 자유를 보장할 수 있다고 봤다.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다. 검사의 모든 수사권을 박탈하고, 수사의 주체를 경찰로 일원화하는 개정 형사소송법이 본격 시행된다. 기소와 수사를 사실상 독점하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 왔던 검찰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형사사법은 무고한 시민이 국가 권력과 범죄 앞에서 억울함을 입지 않도록 설계된 최후의 방벽이다. 다만 아무리 잘 만든 제도도 완전할 수 없다. 어딘가에 틈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제도는 당사자들의 선의가 아닌, 악의를 전제로 수립돼야 한다. 그러기에 형사사법 제도가 전면 개편
  • thumbnail - [데스크 시각] ‘하후상박’에 갇힌 기초연금 개혁

    [데스크 시각] ‘하후상박’에 갇힌 기초연금 개혁

    ‘하후상박.’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제시한 기초연금 개편의 뼈대다. 기존 수급액은 그대로 두되 추가 인상분을 더 가난한 노인에게 주자는 구상이다. 가난한 사람에게 후하게, 형편이 나은 사람에게 박하게 주겠다는 데 반대할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그러나 복잡한 노후 소득 보장 체계를 ‘하후상박’이라는 단순한 배분 원칙만으로 풀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작 ‘하’에서도 모순이 생긴다. 서울신문이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생계급여와 기초연금을 함께 받은 노인은 78만 3222명이다. 이 가운데 99.8%는 기초연금이 소득으로 잡혀 생계급여가 깎였다. 기초연금이 10만원 올라도 생계급여가 10만원 깎이면 손에 쥐는 돈은 그대로다. 반면 생계급여 선정 기준을 조금 웃도는 저소득 노인은 인상분을 고스란히 받는다. 감액 제도를 그대로 둔 채 하후상박을 밀어붙이면 극빈층보다 형편이 조금 나은 노인의 소득이 더 늘어나는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빈곤 노인을 구제하겠다며 가장 취약한 이들을 제자리에 묶어 두는 셈이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기초연금의 절반 등 일정 비율만 소득으로
  • thumbnail - [데스크 시각] 세법, 용산아파트, 부동산 대책

    [데스크 시각] 세법, 용산아파트, 부동산 대책

    ‘양포 세무사’. 2019년 문재인 정부 당시 나온 신조어다. 당시 정부가 서울 아파트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세법 개정안은 지금도 경제부처를 출입하는 기자들 사이에 회자될 정도로 복잡했다. 그런데 난수표 같은 세법 개정안은 세금 전문가인 세무사들도 감당하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양도세 업무를 취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양포 세무사’가 탄생했으니 말이다. ‘용산 아파트 건설’.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 소재다. 서울의 한가운데 있어 입지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용산에 대규모 아파트 공급을 통해 가격을 잡겠다는 원대한 계획은 정책 결정권자에게 항상 매력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용산이라는 공간이 갖는 입지적인 특성 때문에 항상 멋지고 화려한 계획 발표만 있고 실행되는 경우는 아직 없었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유동성과 저금리는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의 앞자리를 바꿨다. 2022년과 2023년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유동성을 축소했던 시기를 제외하면 서울 아파트는 가격이 한 번도 꺾이지 않
  • thumbnail - [데스크 시각] 새로운 산업 장벽의 시대, 한국은

    [데스크 시각] 새로운 산업 장벽의 시대, 한국은

    올해 K방산은 유럽과 북미에서 쓴맛을 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 장갑차는 약 5조원 규모의 루마니아 보병전투장갑차 사업에서 독일 라인메탈의 링스에 밀렸다.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도 총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에서 독일 TKMS에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내줬다. 두 수주전은 ‘제품 밖 경쟁력’이 중요해졌음을 보여 준다. 캐나다 잠수함 평가에서 성능 비중은 20%였지만 유지보수·군수지원은 50%로 알려졌다. 가격과 납기, 성능에서 경쟁력을 갖췄어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간 상호운용성과 유럽 정비망, 오랜 신뢰를 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루마니아가 도입할 장갑차 298대 중 유럽연합(EU)의 ‘유럽안보행동’(SAFE) 자금으로 조달하는 232대는 현지 생산될 예정이다. 최대 1500억 유로 규모인 SAFE는 유럽 밖에서 조달하는 부품 비용을 35% 이하로 제한한다. 공장과 일자리, 공급망까지 역내에 남기겠다는 것이다. 방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 75개국이 특정 산업을 지원·보호하기 위해 내놓은 각종 정책은 2009년 이후 5만 2000건을 넘었다. 지난해 새로 나온 조치만 코로나19 이
  • thumbnail - [데스크 시각] 검사에게 거는 기대

    [데스크 시각] 검사에게 거는 기대

    검찰의 수사 근거를 완전히 삭제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공포됐다. 10월부터 수사하는 검찰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대원칙에 동의하는지 여부를 떠나 개정법 시행 이후 잡음이 없을 거라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거부권 행사라는 게 의견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말에서도 이런 우려가 읽힌다. 곳곳에서 빈틈이 드러날 테고 부작용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형소법 개정은 검찰 수사권 삭제라는 제1 목표를 달성한 것을 빼곤 허점이 적잖은 데 비해 비용이 너무 컸다. 우선 국회에서 여야 합의 없는 일방 처리의 폐습을 더 공고히 했다. 이제 의회주의 같은 표현을 쓰면 회색분자나 정치 경쟁의 낙오자처럼 비치는 시대가 됐다. 당청·당정 갈등도 수 차례 부각됐다. 대통령의 뜻도 강성 당원들이 덮어버린 꼴이니 주무 장관의 허탈함은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사실 바뀐 형소법의 수명이 언제까지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문재인 정부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윤석열 정부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주도한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으로 뒤집혔다. 여야 합의 없는 개혁은 언젠가 다시 칼질의 대상이 될
  • thumbnail - [데스크 시각] 해석할 권리를 독점하는 사회

    [데스크 시각] 해석할 권리를 독점하는 사회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면 역시 ‘시네마 천국’이다. 추억의 명작을 얼마 전 다시 보면서, 주인공의 어린 시절 추억과 우정을 떠올리게 하는 마지막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그러다 문득, 마을 신부님은 저 좋은 장면을 혼자만 보려고 저렇게 열심히 가위질을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신부님이 근엄하게 앉아서 영화를 보다가 몸을 바들바들 떨며 작은 종을 흔들어대면 극장을 찾은 마을 주민들은 앞뒤 맥락이 끊긴 장면을 볼 수밖에 없다. 토론도 없고 명문화된 규정도 없다. 사실 그런 게 있더라도 어차피 규정을 해석하는 것도 신부님 몫이다. 신부님이 움켜쥔 작은 종은 결국 검열을 통한 해석의 독점을 가능하게 하는 여의봉이다. 극장에서 신부님 종소리를 들으며 우리가 의식해야 했던, 한때 위대하게 혹은 두렵게 느껴졌던 그런 존재들은 이제 어지간히 모습을 감췄다. 분명히 민주화의 중요한 성취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특정인 혹은 특정 권력집단이 해석을 독점하던 시대가 저물고 ‘해석의 민주화’가 되었느냐 하면 선뜻 고개를 끄덕이기도 쉽지 않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해석의 민주화’가 너무 지나쳐서 문제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사회적 합의가
  • thumbnail - [데스크 시각] 사교육비와 교육교부금

    [데스크 시각] 사교육비와 교육교부금

    고등학생인 큰아이가 유치원에 다니던 때 일이다. 한 일본 전대물이 큰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이 사용하는 총, 주인공이 탑승하는 로봇 등이 장난감으로 나와 품귀 현상을 빚었다. 아내는 장난감 입고가 예정된 마트에 새벽녘부터 줄을 서는 이른바 ‘오픈런’을 하기도 했다. 가격 또한 적지 않은 액수였다. 그즈음 국내 유명 완구 회사에 다니는 분과 우연히 택시를 함께 탈 일이 있었다. 장난감이 너무 비싸다고 푸념했더니 출생률이 해마다 떨어지는 상황에서 장난감 회사가 수익을 남기려면 당연한 일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아이들이 줄어들며 더 높아지는 것은 또 무엇이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사교육비가 아닐까 싶다. 관련 통계를 처음 집계한 2007년 고등학생의 한 달 평균 사교육비는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 기준으로 35만 9000원이었고 10년 만인 2017년 50만원을 넘어섰으며 지난해 79만 3000원을 기록했다. 큰 변수가 없다면 2030년 전후로 100만원을 넘어서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현실은 통계를 웃돈다. 주변을 보면 고등학생 기준 한 달 학원비는 과목당 30만~40만원이 보통이다. 국어, 영어, 수학은 기본, 여기에 과학 정도만 추가해도 한 달에 150만원이 소요된
  • thumbnail - [데스크 시각] 노후를 ‘투기판’에 둬도 되나

    [데스크 시각] 노후를 ‘투기판’에 둬도 되나

    후배 기자 A가 있다. 경제·금융 부서에서 몇 년간 일하며 연금과 주식 기사도 무수히 썼다. 웬만한 금융상품의 구조와 위험은 일반인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퇴직연금 수익률을 물었더니 마이너스라고 했다. A는 계좌 대부분을 장기 국고채 상품에 넣어뒀다. 금리가 오르면 더 높은 이자를 주는 새 채권과 다른 금융상품이 나오기 때문에 이자가 낮은 기존 채권은 인기가 떨어지고 가격도 내려간다. 안전하다고 믿은 국채가 고금리기 손실로 돌아왔다. 상품을 바꾸고 싶어도 취재와 마감을 끝내면 계좌를 들여다볼 힘조차 없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고 했다. “퇴직연금 관리가 어렵다”는 B선배에게 ‘디폴트옵션’을 권했다.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때 미리 정한 상품으로 적립금을 굴리는 제도다. 선배는 “디폴트옵션도 내가 골라야 하는데 상품이 너무 많아 잘 모르겠다”고 했다.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주식시장에 쏠려 있다. 코스피와 삼성전자 주가는 매일 확인하면서도 상당수 국민이 이미 시장에 넣어둔 가장 큰돈은 놓치고 있다. 바로 퇴직연금이다. 확정기여형(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은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고 손익도 책임진다. 두 제도의 적립금은 전체 퇴직연금의 6
  • thumbnail - [데스크 시각] 폭염은 오늘도 약자를 노린다

    [데스크 시각] 폭염은 오늘도 약자를 노린다

    1995년 7월 13일, 미국 시카고의 낮 최고기온이 41도까지 치솟았다. 체감온도가 52도에 이르자 낡은 아파트는 가마처럼 달아올랐다. 사흘째 체감온도 38도를 넘기자 사람들은 견뎌내지 못했다. 구급차는 부족했고, 병상이 가득 찬 병원은 환자를 받지 못했다. 불과 일주일 새 739명이 숨졌다. 가혹한 날씨가 전부였을까.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부검소에 이어 사망자들이 살던 곳을 살폈다. 삶과 죽음을 가른 ‘사회적 요인’이 무엇이었는지 밝히기 위해서였다. 대부분 취약계층이 모여 사는, 에어컨조차 변변치 않은 비좁은 아파트였다.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친구나 가족과는 연락이 끊긴 늙고 가난한 1인가구가 많았다. “수백명이 잠긴 문과 닫힌 창문 너머 남들이 잘 찾지 않는 후덥지근하고 통풍이 안 되는 사적인 공간에 갇혀 홀로 숨을 거두었다.”(클라이넨버그 ‘폭염사회’ 중) 폭염은 소리 없이 다가왔고, 고립된 삶을 앗아갔다. 클라이넨버그는 시카고의 비극이 자연재해가 아닌 고립과 빈곤, 무관심이 결합된 사회적 참사라고 설명한다. 폭염은 평등하지 않았으며 차별적으로 가혹했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더뎌질 기미가 없는 가운데 ‘올여름이 가장 시원하다’는 역설적인
  • thumbnail - [데스크 시각] 5대4 헌재의 경고

    [데스크 시각] 5대4 헌재의 경고

    2023년 3월, 헌법재판소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성사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이 검사의 권한을 침해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개정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은 유효하다고 결정했다.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를 부패·경제범죄로 축소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해당 법안은 2022년 9월 시행됐다. 이에 법무부와 검찰이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는데, 5대4 각하로 결정 났다. 헌재는 검사의 수사권이 헌법에 근거를 두는 것이 아닌 ‘법률상 권한’이므로 국회의 법률 개정으로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즉 개정된 법안이 검사의 권한을 침해할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 이것이 다수 의견이다. 반면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등 4명의 재판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이 사건 법률개정 행위는 검사의 수사권 및 소추권의 범위를 축소하고, 검사의 직접 수사개시와 관련해 국회가 통제를 가하는 것으로 검사의 청구인 적격과 권한침해 가능성도 인정된다”면서 법률 개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검사의 영장신청에 관하여 규정한 헌법 제12조 제3항 및 제16조를 두고 “공익의 대표자이자 인권옹호기관의 지위에 있고 법률전문가의 자격을 갖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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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시각] 월드컵, 디아스포라 축제

    ‘데이비드 베컴이 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과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결승전이 동시에 열린다면 당신은 베컴의 어떤 경기를 선택하시겠습니까.’ 20여년 전 런던 여행 중에 축구를 소재로 한 BBC 다큐멘터리를 봤던 기억이 난다. 다큐멘터리 마지막에 나온 질문은 위와 같았다. 대표팀이 먼저냐, 클럽이 먼저냐에 대한 질문인데, 대부분 답변은 ‘월드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리 프리미어리그가 좋아도 4년에 한 번 열리는 월드컵에서 자국팀이 결승에 오른 경기를 놓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침 숙소에서 나와 뉴스스탠드에서 사서 본 월요일자 ‘더타임스’ 신문에는 제법 두툼한 스포츠 간지가 포함돼 있었다. 스포츠 뉴스를 모아 놓은 섹션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은 주말 축구 경기 관련 내용들이었다. 주요 경기 리포트 외에 경기마다 별 하나에서 다섯 개까지 영화에 별점을 주듯 평점을 매긴 게 흥미로웠다. 사흘 전 있었던 스페인 대 아르헨티나의 북중미월드컵 결승전에 평점을 준다면 얼마를 줘야 할까. 결승전 자체만으로 보면 별 세 개, 외적인 부분까지 고려하면 별 두 개를 주고 싶다. 별 하나를 줄인 이유는 눈치 없이 우승 세리머니까지 끼어든 도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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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시각] 반도체 다음은 무엇인가

    “지난 20년간 삼성은 매출이 450억원 규모에서 35조원으로 늘었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그런 줄 알지만 착각입니다. 1970~80년대 고도 성장은 반도체, 주식회사, 컴퓨터의 출현에다 생산 대국 일본에 인접한 지리적 이점이 있었고, 소 팔고 논 팔아 교육을 시킨 결과가 한데 어우러진 것입니다. 그런데 삼성을 포함해 너나없이 저 잘난 덕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이걸 깨우치라는 겁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은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로 유명한 신경영 전략을 발표하고 3개월 뒤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당시 삼성 매출은 국가예산(38조 500억원)에 맞먹었고, 1991년 냉전 종식으로 세계화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반도체가 부상했다. 하지만 이 선대회장은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미래에도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인공지능(AI)이라는 현재의 새 변수를 적용해도 그의 조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만 최대 600조원에 이를 수 있다. 두 기업의 이익이 정부의 올해 예산(727조 9000억원)에 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선대회장의 말대로 이런 호황이 ‘열심히 해서 그런 줄 알지만’, 우리나라가 ‘
  • thumbnail - [데스크 시각] 육아는 완벽한 ‘인생 2회차’

    [데스크 시각] 육아는 완벽한 ‘인생 2회차’

    흔히 다자녀 부모를 ‘애국자’라 칭하곤 한다. “나라에서 상을 줘야 한다”는 말도 따라붙는다. 칭찬인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결례의 표현에 가깝다. 출산과 육아를 국가를 위한 헌신으로 여기는 건 자녀를 그저 인구 지표를 채우고 미래 노동생산성 향상에 보탬이 될 수단으로 본다는 의미여서다. 또 개인의 선택에 따라 출산하지 않은 사람을 ‘비애국자’라는 프레임에 가두고 그들에 대한 사회적 눈총을 유발하기도 한다. 단언컨대 애국자가 되려고 아이를 낳는 사람은 없다. 이런 시대착오적인 시선은 저출산 정책에서도 짙게 묻어난다. 정부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노동 생산성 저하, 잠재성장률 추락을 근거로 저출산의 심각성을 경고한다. 하지만 국가 경제 성장에 기여하려고 출산을 결심하는 사람은 없다. 저출산 극복이 대한민국 미래를 밝힌다는 것 역시 다자녀 부모를 애국자라고 부르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정부는 육아 비용과 주거 문제만 해결되면 출산율이 반등할 거라고 한다. 저출산 정책도 경제적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다자녀 가구일수록 혜택이 커지는 구조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늘려 주고, KTX 비용과 자동차 취득세, 전기요금도 더 많이 깎아 준다. 대출 금리를 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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