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영하 22도에서 3시간 넘게 떨었어요”

“체감 영하 22도에서 3시간 넘게 떨었어요”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18-02-04 22:18
수정 2018-02-05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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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평창 모의 개회식

지난 3일 강원 평창군 올림픽 개·폐회식장에서 열린 모의 개회식에 참석한 이들은 매서운 추위 탓에 몸을 움츠리고 또 움츠렸다. ‘대관령 칼바람’을 3시간 넘게 견딘 이들은 “보안 검색에 따른 대기 시간을 줄이고 기다리는 동안 추위를 막아 줄 야외 천막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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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막아라…선수촌 방한 패션
칼바람 막아라…선수촌 방한 패션 북한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렴대옥(윗줄 오른쪽 두 번째) 등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각국 선수들이 입춘이자 대회 개막을 닷새 앞둔 4일 강원 강릉선수촌에서 매서운 추위를 피하고자 두꺼운 옷과 목도리, 모자 등으로 중무장한 채 오가고 있다.
강릉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오후 8시 시작한 모의 개회식은 10시 10분쯤 끝났다. 그 시각 평창의 기온은 영하 14도였고 체감 온도는 영하 22도까지 떨어졌다. 철저한 보안 검색으로 입장까지 꽤 오래 걸리는 통에 관람객들은 3시간 이상 야외에서 추위에 떨었다.

수도권에서 온 50대 남성은 “보안을 철저히 하는 것도 좋지만 1시간 이상 밖에 서 있게 하는 것은 고쳐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강릉에서 온 30대 여성도 “기다리는 게 가장 힘들었다. 연세 많은 분들은 추위를 견디기가 한층 힘들 것 같다”고 우려했다. 서울에서 온 20대 남성도 “한 시간 이상 기다려서야 입장할 수 있었다. 오는 9일 개회식 당일엔 대기 시간을 줄이고, 대기 줄에는 칼바람을 막을 수 있는 야외 천막을 설치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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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저녁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모의 개회식을 보기 위해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을 찾은 관람객들이 강추위 속에서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평창 연합뉴스
지난 3일 저녁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모의 개회식을 보기 위해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을 찾은 관람객들이 강추위 속에서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평창 연합뉴스
도저히 못 참고 먼저 자리를 뜨는 관람객도 눈에 띄었다. 한 50대 여성은 “발가락 동상에 걸릴 것 같아 더 보고 있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한 할머니는 “하도 추워서 발에 감각이 없다는 손자를 돌보느라, 개회식 내용도 잘 기억이 안 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붕이 없는 올림픽 개·폐회식장으로 설계될 때부터 대관령 강추위를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제기됐다. 이에 따라 평창조직위원회도 칼바람이 드나드는 1~2층 외부를 폴리카보나이트 소재의 방풍막으로 둘러쌌고, 중간중간 몸을 녹일 난방 쉼터 18곳, 관람객용 대형 히터 40개도 설치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50대 부부는 “단단히 준비해 추위는 견딜 만했다. 사람이 모여 있어서 바람은 생각보다 덜했다. 잠깐씩 따뜻한 곳에서 쉴 수도 있었다”고 되뇌었다.

화장실 이용에도 불편이 적지 않았다. 절반 이상은 방풍막 바깥에 설치돼 기다리는 동안 칼바람에 그대로 노출됐다. 개·폐회식장 부근 도로는 몰려든 승용차들로 교통 체증이 심각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개회식 당일까지 이번 모의 개회식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최대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모의 개회식에 2만여명을 초청했지만 추운 날씨 탓에 절반도 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8-02-0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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