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원코리아’는 강했다

준비된 ‘원코리아’는 강했다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8-01-18 22:56
수정 2018-01-19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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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단일팀 기대이상 성적

남북이 지난 17일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합의하면서 역대 남북 단일팀의 성적에 관심이 쏠린다. 분단 이래 남북 단일팀이 국제 경기에 참가한 것은 1991년 4월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그해 6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두 차례다. 당시 단일팀은 준비 기간을 충분히 갖고 호흡을 맞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고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4월 6일 강원 강릉하키센터에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여자선수권 남북 대결을 앞두고 북한 김금복(왼쪽)과 한국 이규선이 손을 맞잡고 있다. 서울신문 DB
지난해 4월 6일 강원 강릉하키센터에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여자선수권 남북 대결을 앞두고 북한 김금복(왼쪽)과 한국 이규선이 손을 맞잡고 있다.
서울신문 DB
이번엔 1991년과 달리 대회 개막 23일 전에야 구성에 합의됐다. 1991년 탁구선수권 사례처럼 단일팀에 예외적으로 출전 엔트리를 늘려줄 것인지, 늘린다면 얼마나 늘릴 것인지, 단일팀 선수는 어떻게 선발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도 없다. 급하게 선수를 선발한다고 하더라도 함께 훈련을 하며 호흡을 맞출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최동호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은 18일 “새라 머리 국가대표 감독에게 선수 선발권을 보장한다고 했지만, 대통령까지 단일팀 구성에 적극 나선 상황에서 감독이 북한 선수에 대해 경기나 실력 외적인 고려를 안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1991년보다 안 좋은 상황이지만 남북한 선수들이 거부감 없이 융화돼 하나의 팀으로 거듭나고, 지더라도 최선의 플레이를 보이도록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탁구와 청소년축구 남북 단일팀 구성 논의는 대회 1년 전인 1990년 10월 평양과 서울에서 분단 이후 처음 열린 남북통일축구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회 기간 정동성 체육청소년부 장관과 김유순 북한 체육위원장은 이듬해 열리는 탁구선수권과 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단일팀을 보내기 위한 회담을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남북 대표단은 그해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4차에 걸친 회담을 통해 단일팀 구성에 최종 합의했다. 탁구선수권대회와 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가 열리기 2~4개월을 남긴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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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역대 두 차례 국제대회에 나선 단일팀 성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1년 4월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에 출전한 단일팀은 여자부 단체전을 제패했다. 서울신문 DB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역대 두 차례 국제대회에 나선 단일팀 성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1년 4월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에 출전한 단일팀은 여자부 단체전을 제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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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단일팀 구성에 합의하자 단일팀 선수 선발과 경기 준비는 급물살을 탔다. 당시 국제탁구연맹(ITTF)은 남녀 대표팀 각각 5명인 출전 엔트리를 예외적으로 남북 단일팀에만 각각 10명으로 늘렸고, 남북은 세계 랭킹을 고려해 선수를 선발했다. 단일팀 선수들은 대회를 앞두고 일본 전지훈련 한 달여를 포함해 46일간 합숙훈련을 했다. 충분한 훈련은 시너지 효과를 내며 남한의 현정화와 홍차옥, 북한의 리분희와 유승복으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에서 중국의 9연패를 저지하고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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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역대 두 차례 국제대회에 나선 단일팀 성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1년 6월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에 출전한 대표팀은 자력으로 8강에 오르는 기쁨을 만끽했다. 서울신문 DB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역대 두 차례 국제대회에 나선 단일팀 성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1년 6월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에 출전한 대표팀은 자력으로 8강에 오르는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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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단일팀의 대표 선발전은 대회를 한 달 앞둔 5월 8일 서울 잠실운동장과 같은 달 12일 평양 능라도경기장에서 두 차례 치러졌다. 남북한 선수 18명씩 36명이 참가해 남북 9명씩 대표로 뽑혔다. 이어 대회 20일을 남기고 현지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팀워크를 다졌다. 그리고 예선 탈락이라는 예상을 깨고 조별 리그에서 강호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고 아일랜드와 1-1로 비기며 자력으로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거뒀다. 1983년 멕시코 대회 4강 진출 이후 최고 성적이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8-01-1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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