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올림픽 개막식, 성화 점화 주인공…‘비운의 마라토너’ 리마

2016 리우올림픽 개막식, 성화 점화 주인공…‘비운의 마라토너’ 리마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8-06 14:45
수정 2016-08-0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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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리우올림픽 개막식, 성화 마지막 점화자는 반데를레이 데 리마
2016 리우올림픽 개막식, 성화 마지막 점화자는 반데를레이 데 리마 5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리우올림픽 개막식에서 브라질 출신 마라토너 반데를레이 데 리마가 성화 마지막 주자로 나서 점화하고 있다. 데 리마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선두로 달리다가 갑자기 코스에 난입한 관중 때문에 동메달로 밀려난 ‘비운의 선수’다. 2016.8.6 연합뉴스
2016 리우올림픽 개막식의 성화 점화자는 ‘축구황제’ 펠레도, ‘전 테니스 세계랭킹 1위’ 구스타부 쿠에르텐도 아니었다.

남미에서 열리는 첫 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불을 밝힌 이는 반데를레이 리마(47·브라질)였다.

관중의 난입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놓친 불행을 겪고도 결승선에서 환한 미소를 보인 ‘비운의 마라토너’ 리마가 ‘뉴 월드(New World)’의 문을 열었다.

리마는 6일(이하 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브라질 마라카낭 주경기장, 성화대 앞에 섰다.

높은 계단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의 앞을 가로막는 이가 없었다. 리마는 계단을 올라 성화대에 불을 붙였고, 성화대가 솟구쳤다.

리우올림픽은 그렇게 시작했다.

리마는 비운을 웃음으로 승화한 마라토너였다.

브라질 남자 마라톤 대표로 아테네올림픽에 나선 리마는 2004년 8월 30일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을 5㎞ 앞에 두고 넘어졌다.

리마는 35㎞ 지점을 1시간 50분 9초에 통과했다. 2위 스테파노 발디니의 35㎞ 기록은 1시간 50분 37초였다.

리마는 2위와 300m 정도 간격을 유지하며 37㎞까지 선두로 달렸다.

금메달이 손에 잡히는 듯했다.

그러나 아일랜드 출신 종말론 추종자가 주로에 뛰어들어 리마를 밀쳤다.

쓰러진 리마는 다시 일어나 달렸지만, 이미 페이스는 흐트러지고 말았다.

스테파노가 역전에 성공했고 리마는 더욱 뒤처져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리마는 불운에 울지 않았다. 그를 향해 위로가 쏟아졌지만, 리마는 웃으며 결승점에 도달했다.

IOC는 리마에게 스포츠맨십을 상징하는 ‘피에르 드 쿠베르탱’ 메달을 수여했다.

리마는 2005년 금메달을 제작해 주려는 동료에게 “나는 내 동메달이 더 마음에 든다”고 말해 더 깊은 감동을 안겼다.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뉴 월드’를 슬로건으로 정한 이번 대회 성화 점화자로 리마를 낙점했다. 올림픽 정신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브라질인이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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