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외선으로 우주 비밀 포착… 빅뱅 후 별의 생애·외계 생명체 단초 찾는다

적외선으로 우주 비밀 포착… 빅뱅 후 별의 생애·외계 생명체 단초 찾는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2-07-13 02:02
수정 2022-07-13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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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웹 다음 임무에 쏠린 눈

가시광선 허블보다 더 넓은 파장
우주먼지·장애물 상관없이 관측
“우주 수수께끼 풀 영상들 보낼 것”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가상도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가상도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어딘가에서 놀라운 것이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코스모스’란 책으로 유명한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 박사가 한 말처럼 그동안 인류에게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던 심(深)우주가 드디어 선명한 얼굴을 드러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운용하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첫 번째 임무로 인류가 본 가장 먼 우주의 모습을 총천연색으로 12일 전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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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ST는 약 138억년 전 빅뱅 직후 초기 우주를 관측하고 생명체가 존재하는 외계 행성을 찾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수차례 연기 끝에 지난해 12월 25일 아침 발사돼 지난 2월에 목표 지점인 지구에서 약 150만㎞ 떨어진 ‘제2 라그랑주 점’(L2)에 자리잡았다. 지구로부터 고도 547㎞를 돌면서 우주를 관측한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더 먼 우주를 관측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안착한 것이다. 우주정거장이나 관측 위성을 위치시키기 좋은 라그랑주 점은 L1부터 L5까지 5곳이 있다. JWST가 자리잡은 L2는 지구 그림자 속에 숨어 햇빛의 영향을 받지 않고 심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

JWST는 파장이 더 긴 적외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시광선을 활용하는 허블보다 훨씬 넓은 지역을 본다. 우주먼지나 구름 같은 장애물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특히 빅뱅 직후에 탄생한 별이 내는 빛은 적외선으로 남아 있어 JWST는 별의 형성과 진화 연구에 유리하다.

이번에 NASA는 지구에서 1150광년 떨어져 있는 외계행성 WASP-96b의 대기 분광데이터와 SMACS 0723 은하단, 페가수스자리에 있는 스테판 5중은하, 용골자리 대성운, 팔렬성운 영상을 공개했다. 지구와 가장 가까운 팔렬성운이 2000광년 거리에 있고 스테판 5중은하는 무려 2억 8000만 광년 떨어져 있다. 1광년은 빛이 초속 30만㎞의 속도로 1년 동안 가는 거리로 약 9조 4600억㎞에 해당한다.

SMACS 0723 은하단은 멀리 떨어져 있는 천체의 빛을 확대해 휘게 만드는 ‘중력렌즈’의 역할을 하는데, 은하단 사진에 빅뱅 이후 8억년이 지난 130년 전 초기 우주 천체의 빛 일부가 찍히면서 과학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선배, 허블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선배, 허블우주망원경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SMACS 0723은 허블 우주망원경으로도 이미 관찰했던 천체이지만, 이번에 JWST가 보낸 사진은 허블로 인식하기 쉽지 않았던 성단 구조는 물론 우주 초창기의 빛을 선명하게 보여 줬다. 이번에 보내온 영상들은 JWST가 반나절 만에 촬영한 것으로 비슷한 해상도의 사진을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하려면 일주일 이상이 걸린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첫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JWST는 앞으로도 우주 기원은 물론 외계 행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 등 우주를 둘러싼 여러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영상을 보내올 것”이라고 말했다.
2022-07-1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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