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향상 위한 전문가 제언
꼼꼼하게 천천히 읽는 법 가르쳐야독서·국어 공교육 정교한 설계 필요
교사들은 문해력 향상을 위해 체계적인 국어 교육과 독서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진은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활용하는 국어 교과서. 김우진 기자
학생의 문해력 향상을 위해 전문가들은 베테랑 교사들을 활용한 ‘문해력 코칭’ 등 세심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저학년부터 문해력이 떨어지면 학습 격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자신감도 하락하는 만큼 학생 수준에 맞는 조기 지원은 필수다. 가정과 사회에서 ‘책 읽는 문화’를 조성하고 아이들이 음성언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넓혀야 한다.
전문가들은 문해력이 학습의 ‘기본 도구’라고 강조한다. 문해력에는 유창성·독해·어휘력의 종합인 ‘기초 문해력’과 글에 감춰진 내용까지 해석하고 비판하는 능력인 ‘심층 문해력’이 있는데 학생마다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파악해 길러 줘야 한다.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문해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파악하고 수업에 대한 논의도 할 수 있도록 숙련된 교사를 문해력 코치로 양성해 학교에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과정을 소화하는 교사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해력에 자신감이 떨어진 아이들을 위해서는 흥미로운 글 읽기 과제를 줘 자기 효능감을 높여 줘야 한다. 조 교수는 “현실적으로 아이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통제할 순 없다”며 “학교와 가정에서 전자책이든 소셜미디어(SNS)든 꼼꼼하게 천천히 읽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 어휘력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신명선 인하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어휘력과 문해력의 상관도는 80% 이상이다. 어휘력 향상으로 수업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교과서에 나오는 어휘의 유의어, 반의어, 상하위어 등을 배우면 어휘 시험 점수도 크게 오른다는 게 신 교수의 분석이다.
공교육에서의 체계적인 독서와 국어 교육도 중요하다. 내년부터 순차 적용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등 국어 시간이 34시간 늘어나는 만큼 정교한 수업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은정 고양 토당초 사서교사는 “학교마다 독서 교육 시간이 다른데 이를 명확하게 하고 전문 교사가 가르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해력은 취학 전 음성언어를 얼마나 접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아이가 음성언어로 소통하고 싶다는 욕구를 갖도록 도와야 하는 이유다. 이경남 광주교대 국어교육학과 교수는 “책 읽는 문화의 정착을 사회적 책무로 인식하고 인프라를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2024-09-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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