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용의자 모두 도주…리정철만 남은 이유는

김정남 암살 용의자 모두 도주…리정철만 남은 이유는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7-02-19 19:24
수정 2017-02-1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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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정철 연행
리정철 연행 김정남 암살사건의 용의자인 북한 국적자 리정철(왼쪽 두 번째)이 18일 오후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뒤 쿠알라룸푸르 세팡경찰서로 연행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리정철 외에 홍송학 등 4명의 북한 용의자가 암살 사건에 관련됐으며 이들 4명은 범행 당일 출국했다고 밝혔다.
쿠알라룸푸르 연합뉴스
북한 김정남 피살사건 용의자로 체포된 리정철(46)의 행적을 두고 의문이 생기고 있다.

19일 말레이 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또 다른 용의자 리지현(52)·홍송학(33)·오종길(55)·리재남(57),그리고 리지우(30) 등 연루자 3명은 모두 출국했지만 리정철만이 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서 머물다 체포되면서 리정철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현지 매체들은 리정철이 신분을 위장한 북한 특수요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리정철이 일반적으로 북한에서 파견된 노동자와는 달리 외국인 노동자 신분증(i-KAD)을 갖고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외곽에서 아내, 자녀와 살아왔다는 것에 주목했다.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도 “리정철이 2016년 8월 6일 입국해 쿠알라룸푸르 소재 한 기업의 IT 부서에서 근무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학에서 약학과 화학을 공부한 리정철이 화학물질을 이용한 독극물 제조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여성 2명을 범행에 참여시키는 데 모종의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리정철의 이력에서 장기간 공작원 교육을 받은 흔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김정남 암살사건을 주도한 리더는 아닐 것이라는 관측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특수공작원이 주도하는 이런 암살사건은 북한 정찰총국 등의 전문기관원이 주도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범은 이미 출국해버린 북한국적 용의자 4명 가운데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리정철은 본국에서 파견된 암살단의 지시에 따라 실무적인 지원을 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말레이시아 현지 사정에 밝고 독극물과 관련한 전문지식을 갖고 있어 실무적인 역할에 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지 소식통은 연합뉴스에 “리정철 등을 포함한 범인들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여성을 포섭해 개입시키고 독극물 자체를 확인할 수 없게 만들어 김정남이 공항에서 돌연사한 것으로 완전범죄를 노렸을 수도 있다”면서 “그런 가운데 북한 국적 범인들 가운데 누군가는 현지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만약 리정철이 쿠알라룸푸르에서 위장이 아닌 실제 가족과 산다면 쿠알라룸푸르를 떠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소식통은 “리정철이 구체적으로 북한 상부의 지시를 받은 암살단 리더가 아니라면 체포된다고 하더라도 윗선 연계가 드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리정철을 남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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