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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라 알 아미리 UAE 첨단과학기술부 장관
사라 알 아미리 아랍에미리트(UAE) 첨단과학기술부 장관. UAE 우주청 제공
‘희망’이라는 뜻의 아말은 아랍권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화성 탐사선이다. 전 세계에서도 궤도 진입까지 성공한 건 미국과 구소련, 유럽우주국(ESA), 인도에 이어 다섯 번째다. 서울 시민보다도 적은 인구(약 963만명)의 소국이 중동 역사상 우주에서 가장 먼 거리에 닿은 것이다. 수십년간 주요 강대국이 독점하다시피 한 우주 개발 분야에서 이들이 이룬 쾌거에 모두가 주목했다.
사라 알 아미리(34) UAE 첨단과학기술부 장관은 이런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낸 핵심 인물이다. 불과 서른살의 나이에 장관으로 발탁됐고, 5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지구인의 우주 개발사에 한 획을 그었다.
아랍권 최초의 화성 탐사선 ‘알 아말’(희망)이 화성 궤도에 진입한 뒤 9일(현지시간) 사라 알 아미리 UAE 첨단과학기술부 장관이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에서 연설하고 있다.
두바이 EPA 연합뉴스
두바이 EPA 연합뉴스
2009년, 현재는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로 통합된 아랍에미리트 고등과학기술연구원(EIAST)에서 엔지니어 직종의 면접을 보면서 우주가 자신의 운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미리는 “우주는 당신의 두뇌에 도전한다. 이 세계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행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개인과 여러 종이 어떻게 존재하는지, 정말 이해하지 못하는 지점에 도달하게 한다”며 “이런 질문에 답하는 유일한 방법은 과학”이라고 말했다.
UAE 화성 탐사선 ‘알 아말’. UAE 우주청 제공
그가 EISAT에서 맡은 첫 번째 프로젝트가 2009년 한국 위성 벤처기업 쎄트렉아이와 함께한 소형 지구 관측 위성 ‘두바이샛 1’ 개발이었다. 2013년엔 ‘두바이샛 2’를 만드는 등 인공위성, 무인항공기 개발 업무를 하다가 2016년에 에미리트 과학위원회의 책임자로 임명됐고, 2017년 장관직까지 올랐다.
UAE의 화성 탐사선 ‘알 아말’. UAE 우주청 제공
팀원들은 이번 프로젝트에 ‘롤러코스터’라는 별명을 붙였다고 한다. 중요한 고비가 이어지고, 계속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화성 탐사선 ‘알 아말’ 개발 관련 화상 회의 중인 사라 알 아미리 장관. UAE 우주청 제공
특히 이번 프로젝트가 주목받은 건 아미리가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 과학자라는 점 때문이다. 이는 국민 평균 연령이 30대일 정도로 ‘어린’ 국가 덕이다. 젊은 세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높다.
아미리는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 연사로 초청받았을 때 20대 후반이었지만 “팀 내에서 내 나이는 많은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작업은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15~29세가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AE 과학자들이 화성 탐사 프로젝트 결과를 보고 있다. UAE 우주청 제공
아미리는 ‘중동에서 여성으로 일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대학 과학 분야의 졸업생 대부분이 여성이며, 우주 프로그램에서도 직원 절반이 여자다. 전세계적인 성차별과 불평등은 이곳에서 볼 수 없다”며 “아이러니하게도 국제 단체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는 내가 유일한 여자인 경우가 많더라”고 꼬집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에 있는 세계 최고의 빌딩 ‘부르즈 칼리파’가 9일(현지시간) 자국이 쏘아 올린 화성탐사선 ‘아말’의 화성궤도 진입을 축하하는 조명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에는 글로벌 지식 컨퍼런스 TED 강연에서 에미리트인 최초로 연설했다. 아미리는 “나는 도전을 선택했다”며 “시도해본 적 없지만 안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나에겐 실패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UAE 화성 탐사선 ‘알 아말’의 탐사 과정도. UAE 우주청 제공
화성 궤도에 진입한 UAE 화성 탐사선 ‘알 아말’의 가상도. UAE 우주청 제공
첫 번째 탐사 데이터는 오는 9월, 전 세계 과학자들이 이용하도록 공개된다. EMM 팀은 12월경 상세 분석 결과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안 블래치포드 영국 과학박물관장은 “아말은 화성 기후와 관련해 가장 포괄적이고 전체적인 그림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아미리에게 과학은 국제 협력을 이루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그는 “UAE의 프로젝트가 과학, 공학, 수학 분야 미래를 위해 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기를 바란다”며 “과학은 한계도 없고 국경도 없다. 인류 모두의 이익을 위한 개인의 열정만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사라 알 아미리는 누구 · Sarah bint Yousef Al Amiri |
1987년 이란 출생, 이후 UAE로 이주 2008년 두바이 샤르자 아메리칸대 컴퓨터공학 학사 2009년 에미리트 첨단과학기술연구원(EIAST) 근무 2011년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 근무 2014년 샤르자 아메리칸대 컴퓨터공학 석사 2017년~ 첨단과학기술부 장관 2020년 화성 탐사선 ‘아말’ 개발 및 발사 영국 BBC 선정 ‘올해의 여성 100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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