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히 공정한 투표제도는 없다”…수학이 증명한 선거의 한계 [달콤한 사이언스]

“완벽히 공정한 투표제도는 없다”…수학이 증명한 선거의 한계 [달콤한 사이언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6-08-07 17:30
수정 2026-08-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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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 요약
  • 완벽한 공정 선거제도 불가능성 증명
  • 지역성·비례성·의회 규모의 충돌
  • 독일·영국 사례로 본 제도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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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적 관점에서 민주주의는 ‘인민에 의한 지배’라는 철학적 이념이다. 투표라는 제도는 이를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한 절차적 도구다. 역사적으로 투표는 통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진화해 온 기술적 장치로, 고대에는 그리스 도편추방제처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권력 분산의 수단이었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국가가 민주적 이념을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권력 위임의 수단으로 발전하면서 민주주의와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게 됐다. 그렇지만 인간이 만든 모든 제도와 마찬가지로 투표도 완벽하지 않다. 실제로 수학자들이 완벽하게 공정한 선거가 사실 불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공동 연구팀은 의회 규모를 무한정 늘리지 않고서는 지역 득표가 지역 의석으로 직결되는 동시에 전체 의석 분포가 전체 득표율과 일치하도록 보장할 수 있는 선거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응용수학 분야 국제 학술지 ‘계량 경영학 연보’(Annals of Operations Research) 7월 31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75년 만에 처음으로 득표수와 의석수가 일치하지 않았던 2022년 덴마크 총선을 보고 연구를 시작했다. 덴마크는 유럽 다른 국가들처럼 비례대표제를 중심으로 한 이원화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유권자들이 지역 대표를 선출하면 각 정당의 의석 점유율이 득표율과 대략적으로 일치하도록 일정 수의 보정 의석이 추가된다. 그러나 정당의 파편화가 심화됨에 따라 비례성을 유지하기 위해 보정 의석수도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2022년 덴마크 선거에서는 보정 의석 40개만으로는 비례성을 달성하기 충분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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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연구팀은 다양한 투표 제도가 심화된 파편화 속에서 어떻게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지, 그리고 민주적 결과에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불가능성 정리를 공식화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영국 같은 단순다수대표제와 나머지 유럽 대부분 국가와 같은 비례대표제를 포함해 전 세계 다양한 선거제도를 살펴봤다. 연구팀은 △지역성(해당 지역 투표에서 승리한 사람이 해당 의석을 차지) △비례성(전국 의석 총합이 전국 득표수와 일치) △고정된 의회 규모(선거 때마다 의석수가 변치 않음)를 공정한 제도의 세 가지 주요 요소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정당 수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세 가지 요소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수학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부패나 음모 때문이 아니라 단순한 수학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실제로 나라마다 희생할 원칙이 무엇인지는 서로 다른 선택을 했다. 독일은 필요한 보정 의석수가 계속 증가하면서 2021년 연방의회 의석수가 증가했고 2023년에는 연방의회의 계속된 팽창을 막기 위해 의회 개혁이 있었지만 의회를 고정된 규모로 유지하기 위해 지역 대표 보장을 희생했다. 단순다수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영국에서는 비례성을 희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완벽하게 공정한 선거 제도는 없겠지만 수학적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한 ‘지리적 순위 보장 비례성’을 활용하면 잠재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알고리즘은 투표가 이뤄지기 전에 지리적 위치와 관계없이 전국 총합이 설정되기 때문에 득표율에 따라 정확한 의석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비례적이긴 하지만 지역성을 희생할 수 있게 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어떤 후보가 자기 선거구에서 여유 있게 승리해도 소속 정당이 이미 다른 지역에서 더 강력한 승리로 할당량을 모두 소진했다면 해당 후보는 의석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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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이끈 프레데릭 라븐 클라우센 영국 케임브리지대 박사(수리통계학)는 “이번 연구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완벽한 제도란 존재하지 않지만 어떤 제도가 다른 제도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낸다는 점”이라며 “비례성, 지역성, 고정된 의회 규모라는 세 가지 원칙 모두를 근사치로라도 갖출 수 있음에도 많은 제도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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