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잼 사이언스] “30년 뒤엔 초콜릿 없다” 지구온난화의 씁쓸한 경고

[핵잼 사이언스] “30년 뒤엔 초콜릿 없다” 지구온난화의 씁쓸한 경고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입력 2018-01-05 22:32
수정 2018-01-0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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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서 자라는 카카오나무 고사 위기

이대로는 30년 안에 전 세계에서 초콜릿이 사라질 판이다. 초콜릿 제조에 꼭 필요한 카카오 열매를 맺는 나무가 지구온난화로 뜨거워진 지구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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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과 원료가 되는 카카오 분말.  123rf.com
초콜릿과 원료가 되는 카카오 분말.
123rf.com
최근 영국 런던의 리서치회사 하드먼애그리비즈니스는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위와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청(NOAA)의 자료를 인용한 이 보고서에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앞으로 약 30년 안에 지구 평균기온이 2.1℃만 올라도 카카오나무 재배에 심각한 영향을 줘 전 세계 초콜릿 생산에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카카오나무는 적도를 중심으로 남북 위도 20℃ 이내의 고온다습한 열대우림 지역 중 그늘에서만 자랄 만큼 연약하고 질병에 대한 저항성마저 약해 2050년까지 전 세계에서 양질의 카카오를 생산할 수 없게 된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또 보고서는 초콜릿이 부족해지는 또 다른 이유도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서양의 소비자들은 초콜릿바를 연평균 286개를 먹는데 만일 초콜릿이 품질 좋기로 유명한 벨기에산이면 소비가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초콜릿바 286개를 생산하려면 제조업자들은 카카오나무 10그루를 심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1990년대부터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 그리고 러시아 등에 사는 총 10억명의 소비자들이 초콜릿을 먹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 하지만 공급이 유지되지 못해 재고량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하드먼애그리비즈니스의 더그 호킨스는 지난 몇백 년 동안 농경 방식에 변화가 없어 카카오 생산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오늘날 수확량을 늘린 품종 개발 등의 연구로 혜택을 보고 있는 다른 많은 작물과 달리 전 세계 카카오 작물의 90% 이상은 소규모 자작농들이 심은 기존 나무에서 생산된다”고 말했다.

또 세계 최대 카카오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의 카카오 재배업자들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심지어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한 자연보호 구역에서 카카오를 불법 재배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몇 년 안에 초콜릿이 매년 10만t씩 부족해지는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코트디부아르나 가나와 같이 세계 초콜릿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국가들에서는 초콜릿 공급을 유지할지 아니면 죽어 가는 생태계를 구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2018-01-0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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