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 봄 낙찰! 웃음 꽃은 덤!
봄 기운이 서리기 시작하는 우수(雨水)가 지났다. 대지의 풀과 나무가 깨어나는 모습이 엿보인다. 전국의 꽃시장은 졸업과 입학시즌 대목을 맞아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꽃 시장인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 화훼공판장에서는 화려한 색으로 치장한 꽃들이 시민들의 반가운 손길을 기다린다.서울 서초구 양재동 aT화훼공판장 경매장에서 열리고 있는 난(蘭)경매에서 중·도매인들이 물건에 대한 매수 주문을 넣고 있다. 공판장은 1991년 국내 최초의 공영도매시장으로 문을 연 뒤 화훼농가의 판로 확대 및 소득 증가를 목적으로 전자경매 시스템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절화(折花)들이 트레일러에 실려 경매를 기다리고 있다.
절화경매에 들어가기 전 중·도매인들이 현품 종람(縱覽:물품목록을 비치해 맘대로 구경하게 하는 것)을 하고 있다.
경매는 경매사가 책정해놓은 예정가를 전광판 신호와 함께 떨어뜨리면 중·도매인이 적당한 시점에 매수 주문을 넣어 낙찰받는 ‘하향식’으로 진행된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화훼공판장 경매장에서 난초경매가 열리고 있다. 경매방식은 경매사가 본인이 책정해놓은 예정가를 전광판 신호와 함께 떨어뜨리면 중도매인이 적당한 시점에 매수주문을 넣어 낙찰 받는 ‘하향식’으로 진행된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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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 at화훼공판장 경매장에서 난초경매가 열리고 있다. 경매방식은 경매사가 본인이 책정해놓은 예정가를 전광판 신호와 함께 떨어뜨리면 중도매인이 적당한 시점에 매수주문을 넣어 낙찰 받는 ‘하향식’으로 진행된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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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 at화훼공판장 경매장에서 난초경매가 열리고 있다. 경매방식은 경매사가 본인이 책정해놓은 예정가를 전광판 신호와 함께 떨어뜨리면 중도매인이 적당한 시점에 매수주문을 넣어 낙찰 받는 ‘하향식’으로 진행된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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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200개의 응찰석에 대기 중이던 사람들의 눈빛에 생기가 돌면서 손놀림이 빨라졌다. 경매방식은 경매사가 본인이 책정해 놓은 예정가를 전광판 신호와 함께 떨어뜨리면 중도매인이 적당한 시점에 매수 주문을 넣어 낙찰받는 ‘하향식’으로 진행된다. 쉴 새 없이 이동하는 트레일러에 실린 형형색색의 꽃의 상태를 보면서 최고가와 최저가가 매겨진다. 각자 낙찰받을 가격을 입력하면 그중에서 최고가를 매긴 사람에게 낙찰된다.
새벽에 이루어지는 경매 탓에 경매사들은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밤 9시에 출근하는 오수태 경매실장이 밤새 경매를 관장하고 퇴근하는 시간은 대략 아침 8시쯤. 때문에 수면 부족에 시달리지 않도록 낮에는 잠을 자 둬야 한다. ‘올빼미생활’ 15년째인 그는 “가정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어 식구들에게 가장 미안하다”고 말했다. 오 경매사는 “처음에는 생체리듬이 바뀌어 힘들었지만 지금은 익숙해졌다”면서 “경매사는 나름대로 농가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는 조정자라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경매장의 또 다른 식구는 중도매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는 경력과 재산상태 등을 두루 고려해 중도매인 자격을 부여한다. 중도매인 경력 10년차인 박서강(45)씨는 오늘 따라 응찰기의 ‘전량확인’ 버튼을 누르는 손가락이 영 말을 듣지 않는다. “보기보단 순발력이나 운동신경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는 계속 ‘한발 늦어서’ 원하는 물건을 적정한 가격에 구매하지 못했다. 하지만 “꽃처럼 환하게, 나이보다 젊게 사니 좋다”며 껄껄 웃는다.
경매에서 낙찰받은 꽃들은 각 꽃집으로 흩어져 화려한 자태로 시민들의 반가운 손길을 기다린다.
낙찰받은 꽃들은 화훼공판장 메장에서 졸업 및 입학식의 꽃바구니로 만들어져 시민들의 반가운 손길을 기다린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양재동 꽃시장’으로 불리는 aT 화훼공판장은 올해로 개장 25주년을 맞았다. 화훼공판장에서 운영하는 경매장은 일요일을 제외한 일주일 내내 열린다. 이곳의 경매가격이 우리나라 화훼류 기준가격을 정하는 역할을 한다. 본격적인 입학·졸업철을 맞아 꽃값이 강세라지만 화훼농가들은 늘어난 난방비 부담과 저조한 작황, 경기침체 영향으로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공판장 내 매장에서 난을 판매하고 있는 진수희(57)씨는 “경기가 안 좋으면 당연히 씀씀이를 줄이는데,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꽃 소비”라며 “아직도 사회 일각에서는 화환 보내는 것을 뇌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남아 있어 안타깝고 속상하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은 사실상 꽃을 거의 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꽃 소비금액은 1만 5000원대로 2011년 이후 제자리걸음이다. 이 중 경조사용 꽃 소비금액이 85%에 이른다. 한 사람이 1년 동안 장미 한 송이 정도를 사는 셈이다.
송기복 화훼공판장장은 “꽃의 소비를 촉진하고 꽃을 생활화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특별한 날이 아닌 평상시에 꽃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꽃이 사치품이 아니라 생활 속에 함께 있어야 하는 필수품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꽃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를 미소짓게 만든다. 다가오는 봄에는 한 번쯤 꽃시장에 들러 누군가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해 보자.
글 사진 jongwon@seoul.co.kr
2014-02-2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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