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엉이 제주 숙소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사진=페이스북 캡처
서귀포시 표선면 한 숙박업소 관계자는 24일 “지난해 11월 초 유난히 화장을 짙게 하고 밝은 옷을 입은 외국인 여성과 동그란 얼굴형의 외국인 여성 1∼2명이 함께 투숙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 숙박업소 2층에 있는 26㎡가량의 원룸형 방은 흐엉이 페이스북에 게시한 사진에 나오는 나무문의 형태와 벽지 문양 및 색이 일치했다. 흐엉이 침대에 누워 찍은 사진에는 뒤쪽으로 입구에 나무로 된 문이 나온다.
또 창밖 베란다에서 바라본 표선해비치해변과 주변 공원, 도로 등의 풍경이 같다.
김정남 암살 용의자 흐엉의 제주 표선해변 사진
김정남 암살 용의자인 베트남 국적 여성 도안 티 흐엉(29)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알려진 ’Linh Ngoc Vu’에 게시된 제주 사진(왼쪽). 지난해 11월 초 흐엉의 제주 여행 당시 숙소 2층 베란다에서 찍은 풍경으로 추정된다. 오른쪽은 24일 오후 같은 장소로 보이는 곳에서 찍은 표선해비치해변의 풍경이다. 해변과 공원의 나무 등의 모습이 같다. 2017.2.2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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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숙박업소 관계자의 기억에 따르면 이 여성들은 지난해 11월 초 오후 3시 전후 이곳을 찾았으며, 오만원 짜리 지폐 한 장을 꺼내 숙박비를 지불했다.
이 업소의 매출 장부에는 지난해 11월 4일 현금 오만원이 수입으로 기록돼 있다.
투숙비를 계산했을 당시 흐엉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큰 트렁크를 끌고 옆에 서 있었다. 일행 중 남성은 없었다.
숙박업소 관계자는 “예약을 미리 했을 경우 매출 장부에 별도로 전화번호 등을 기재하지만 그런 기록이 없는 것으로 봐선 지나가던 길에 들러 방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동행한 여성 중 김정남 암살에 가담한 것으로 용의 선상에 오른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25)와 같은 얼굴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1박을 투숙하는 동안 별다른 문제나 기억에 남는 특별한 일은 없었다고 했다.
또 “티비 뉴스나 신문을 통해 본 김정남 암살 용의자들의 사진은 화장기가 없어서 동일 인물인 줄은 까마득하게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흐엉의 경우 일치하는 것 같다”고 했다.
흐엉은 지난해 11월 2일부터 5일까지 3박 4일간 제주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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