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정책’ 통해 북핵이슈 前정권과 극적인 변화 점쳐
미국 한반도 전문가와 현지 언론은 10일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대북 정책 등에서 상당한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한·미 정상 간 갈등을 예상했다.CNN방송이 9일 한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다는 소식을 자막을 통해 속보로 내보내고 있다. 미국 언론은 문재인 정부가 대북 정책 등에서 상당한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향후 한·미 정상 간 갈등 가능성을 제기했다.
CN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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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리사 콜린스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 과제의 하나로 서방 동맹국들과 북한 비핵화 정책을 조화시키면서 대북 포용 정책을 복원할 수 있느냐는 점을 꼽았다. 사드를 반대하는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할지, 트럼프 정부와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도 문 대통령이 직면한 큰 도전으로 지목했다.
차 석좌는 “이런 문제들을 다루는 것은 새 정부가 과감하고도 급진적으로 정책을 바꿀 잠재적 공간을 제한한다”면서 “정책을 이행할 때 톱 대신 메스가 필요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큰 폭의 변화보다 정교한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두 나라 정상이 대북정책과 사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요 현안의 시각 차이를 좁힐 수 있도록 정상회담을 최대한 빨리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하버드 케네디스쿨 한반도연구그룹을 이끄는 존 박은 “두 정상 간 많은 정책 협조가 없다면 ‘불안정한 요소의 혼합’이 될 수 있다”고 WSJ를 통해 지적했다.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전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은 “대북 정책에 대한 한·미 간의 심각한 정치적 차이로 한국 국민의 반미 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얼굴을 마주하는 정상 회담으로 정치적 차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2기 행정부에서 대북정책 수립에 참여했던 빅터 차 석좌는 “만일 북한이 적대행위로 (새 정부를) 시험한다면 아마도 문 대통령은 ‘의미 없는 포용’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한·미 정상의 조기 회담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7-05-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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