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살→증거인멸시도→‘드러나는’ 北배후…김정남 미스터리 1주일

독살→증거인멸시도→‘드러나는’ 北배후…김정남 미스터리 1주일

입력 2017-02-19 11:19
수정 2017-02-1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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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정철 등 남성용의자 4명 주도·외국여성 2명 실행” 수사 가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지 일주일을 맞았다.

말레이시아 당국 주도로 수사, 주요 용의자 추적과 검거, 시신 부검을 둘러싼 외교갈등까지 상황이 시시각각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사건의 실체는 여전히 미궁 속에 있다.

◇ 김정남 고통호소·이송중 사망…남성 4명·여성 2명 범행

19일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13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KLIA2)에서 김정남은 가족이 있는 마카오로 떠날 항공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를 지켜보던 젊은 여성 2명이 다가가 앞뒤로 그를 막아섰다. 독극물로 보이는 물질을 김정남 얼굴에 분사 또는 투입한 이 범행에는 단 5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김정남은 출국 대기장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액체가 뿌려졌다”며 고통을 호소했고 공항 의무실을 거쳐 병원으로 이송 중 사망했다. 공격 후 30분만이다.

김정남에게 독극물을 뿌린 것으로 보이는 두 여성은 ‘암살단’의 일부에 불과하다.

이 여성들을 뒤따르며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남성이 1명, 사건 현장에서 불과 50m가량 떨어진 식당 ‘비빅 헤리티지’에서 범행 1시간 30분가량 전인 오전 7시30분께부터 있었던 남성이 3명이다.

이들 남성 4명 중 30대에서 50대 사이로 보이는 3명은 범행 직후 바로 옷을 갈아입고 인접국으로 향하는 항공기에 탑승해 달아났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한다.

◇ 北국적 리정철·실행女 2명 검거…사건 여전히 미궁

가장 먼저 검거된 것은 범행을 실행한 여성 2명으로, 15일 차례로 붙잡혔다.

베트남 국적 여성 용의자 도안 티 흐엉(29)은 사건 이틀 후 공항에 다시 한 번 나타나는 ‘어설픈’ 행동 끝에 체포됐다. 그는 범행을 ‘사주’한 남성이 따라주는 물질이 발린 장갑을 끼고 범행했다고 말했다. 이 장갑은 공항에서 밖으로 도주하던 중에 숨겨졌거나 버려졌고 이후 발견되지 않고 있다.

티 흐엉과 마찬가지로 두 번째로 잡힌 인도네시아 국적 여성 시티 아이샤(25)는 티 흐엉과 마찬가지로 체포 후 ‘장난’인 줄 알았다고 주장한다. 두 여성 모두 아무것도 모르고 했다는 주장과 달리 범행 수개월 전부터 용의 남성들과 접촉하는 등 수상한 행적들이 보도되고 있다.

이때만 하더라도 북한 배후보다는 다국적 청부 암살단이 아니냐는 의문이 강하게 제기됐지만, 북한 국적의 용의자 1명이 17일 밤 전격 체포되면서 분위기는 전환됐다.

범행 후 쿠알라룸푸르 시내 자신의 아파트에 숨어 있다가 검거된 북한 국적의 리정철(46)은 북한 대학에서 과학·약학 전공하고 인도 콜카타 연구소에서도 일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말레이 경찰은 리정철과 달아난 다른 남성 용의자 3명이 주도해 함께 외국 여성 2명을 사주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그러나 독극물이 묻은 장갑 등 물증이 발견되지 않고 나머지 용의자 3명이 실제로 출국해 달아났다면 사건의 실체를 명확하게 규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북-말레이 충돌 속 말레이 경찰 1차 수사결과 발표

이런 가운데 사건 해결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실마리는 독살이 맞는지, 어떤 독극물이 쓰였는지 등 부검 결과다.

말레이 당국은 15일 김정남 시신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고 화학 검사를 진행했으나 아직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19일 오후 예정된 말레이 경찰의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수사 진행 상황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 발표는 북한과 말레이가 이번 사건을 두고 외교갈등을 겪는 가운데 나오는 것이라 특히 주목된다.

사건 초기 말레이 정부는 수사가 종료되면 김정남의 시신을 북한에 인계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북한이 절차에 따르겠다는 말레이 당국을 향해 부검을 반대하며 시신인도를 요구했다.

강철 북한대사는 17일 밤 말레이가 ‘적대세력’과 결탁했다며 말레이 당국의 부검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생떼’ 기자회견을 하자 말레이 주요 당국자들이 “북한은 현지 법을 따라야 한다”고 맞서 양국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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