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 대외 리스크까지… 활로 찾는 K배터리

전기차 캐즘에 대외 리스크까지… 활로 찾는 K배터리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24-05-14 04:01
수정 2024-05-14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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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사 1분기 영업이익 84% 급감
미중 무역 갈등에 규제 강화 악재

LG엔솔·SK온, 시설 투자 등 축소
삼성SDI 등 북미 ESS 공략도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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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 세계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정체기) 진입으로 인한 실적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규제 리스크가 확대되면서다. 보릿고개가 이어지면서 업체들은 설비투자 속도 조절로 곳간을 관리하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나섰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932억원으로 전년 동기(5645억원) 대비 약 84%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573억원, 26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5.2%와 28.8% 하락했다. SK온은 331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전기차 판매량이 주춤하며 완성차업체들이 재고 조정에 나선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추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5일 열린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자본적지출(CAPEX) 집행 규모를 다소 줄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CAPEX란 기업이 영업활동을 위해 공장, 건물, 장비 등 시설에 투자하는 금액을 말한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도 지난해 10조 253억원과 같은 수준의 CAPEX를 집행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를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SK온도 지난달 29일 콘퍼런스콜에서 “비우호적인 업황에 대응하고자 유럽과 중국의 설비 증설 시점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오기 전까지 성장동력이 돼 줄 먹거리 마련에도 소매를 걷어붙였다. 대표적인 예가 에너지저장장치(ESS)다. ESS란 태양광, 풍력발전 등으로 생산한 전력을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 공급할 수 있도록 한 설비를 말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서 2026년 완공을 목표로 리튬인산철(LFP) ESS용 배터리 생산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삼성SDI도 북미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추진 중이며 SK온은 미국 ESS 업체 IHI테라선솔루션스와 손잡고 북미시장 공략에 나선다.
2024-05-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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