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집값 잡기냐 아이들 미래냐… ‘빈 땅 영끌’ 용산 딜레마

당장 집값 잡기냐 아이들 미래냐… ‘빈 땅 영끌’ 용산 딜레마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6-08-09 23:45
수정 2026-08-09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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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어린이정원 개발 반발 확산

정부는 공급 확대 위해 개발 검토
주민 “지켜야 할 국민 자산” 주장
일각 “집값 하락 방어 목적” 지적

작년 9·7대책 등 지역 갈등 여전
수도권 추가 공급안도 난항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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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은 후손에게”
“공원은 후손에게” 정부가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옛 용산기지 부지 일부인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에 임대주택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9일 정원 입구 인근에 이를 반대하는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홍윤기 기자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이 주택 공급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부가 수도권 공급 확대를 위해 일대 개발을 검토하자 주민들이 근조 화환을 내거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공급 부족에 비어 있는 땅까지 ‘영끌’해 대책을 내놓지만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반발로 진척되지 못하는 오랜 갈등이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응축돼 나타나는 모습이다.

용산어린이정원에는 9일 ‘용산공원지키기 주민모임’ 등이 설치한 수십 개의 근조화환이 널려 있었다. 1000여명으로 구성된 주민 모임은 화환에 ‘공원은 빈 땅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내일입니다’, ‘개발 대상이 아니라 지켜야 할 국민의 자산입니다’, ‘주택 공급은 다른 곳에서, 공원은 후손에게’ 등의 문구를 매달았다. 이들은 지난 1월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추진하자 반발하며 모였다. 일각에서는 ‘집값 하락 방어’가 진짜 목적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면서 명분과 실익이 얽히고설킨 갈등이 재연된 모습이다.

용산어린이정원은 미군이 반환한 옛 용산기지 부지 약 300만㎡ 가운데 30만㎡(9만 750평) 규모를 임시 개방한 공간이다. 하지만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따라 용산기지 부지를 주택 공급 부지로 활용하려면 공공주택 건설을 허용하는 예외 조항을 두거나 해당 부지를 공원조성지구에서 분리하는 등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하는 정부가 맞닥뜨릴 문제의 전초전이다.

규정을 정비해도 도시개발과 기반 시설 계획은 서울시가 총괄한다. 교통·학교 등 기반 시설 조성도 협의해야 한다. 주택 공급 정책은 중앙정부가 세우지만 실제 땅 이용 권한은 지자체에 있어 자주 벌어지는 갈등 구조다. 정부와 서울시·용산구는 1·29 공급 대책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물량을 기존 6000가구에서 1만 가구로 확대하기로 하면서 이미 각을 세운 바 있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은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이 미군 반환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것을 강조했다. 정부가 주택공급지로 고심 중인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나 경기 과천시 경마장 및 옛 방첩사령부 부지 등도 오랜 갈등이 집약된 곳이다. 땅마다 풀어야 할 이해관계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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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영 명지대 교수는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을 지자체가 호응하더라도 경제성이나 지역 매력도, 교통 등 풀어야 할 게 많다”며 “현재 정부는 공공 주도 또는 비아파트 중심의 공급에 초점을 두지만, 서울시가 원하는 재건축·재개발을 정부는 추진할 생각이 없으니 엇박자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세줄 요약
  • 용산어린이정원 개발 검토에 주민 반발 확산
  • 공원 보전 주장과 주택 공급 필요성 충돌
  • 법 개정·서울시 협의 등 추진 장벽 다수
2026-08-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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