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경착륙 대비해야”...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

“주택시장 경착륙 대비해야”...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

류찬희 기자
입력 2022-09-20 17:21
수정 2022-09-2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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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건설산업연구원장.
이충재 건설산업연구원장.
“주택시장 침체기를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도 필요하다.” 이충재(사진)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은 20일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침체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경착륙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선제 대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원장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자재비 급등과 함께 공급자 조달 금리가 급격하게 올라 유동성 부족 문제가 눈앞에 닥쳤다”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한 다각적인 자금 지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새 정부가 목표하는 270만호 주택 공급을 위해서라도 저리 공급자 자금 지원 방안을 서둘러 모색하고, 세제·금융·시장 진작책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최근 주택시장 특징을 거래량 급감, 미입주 가구 증가, 미분양 주택 증가로 요약했다. 그는 “상반기 아파트 거래량이 20만 가구에 미치지 못한 것은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라며 “상반기 아파트 매매 거래량 18만 4000건은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라고 말했다.

전세 거래 감소 현상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신규 전세 거래가 감소한 것은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움직임과 월세 거래 증가 때문”이라며 “전세 수요가 감소하면서 입주 물량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시장 불일치 현상도 목격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 아파트 증가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미분양 주택은 1만 3842가구였는데, 올해 6월 말 현재 미분양 주택은 2만 7910가구로 늘어났다.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하향 조정이 일어나겠지만,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는 견해는 무리가 있다는 것인데, 근거로 공급 부족을 들었다. 수도권을 기준으로 2023년 또는 2024년까지는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견했다.

자재비·관리비 등 시공 전반에 걸친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분양가 상승도 집값 폭락을 저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자재비를 예로 들면 2020년 말과 비교해 적게는 10%, 많게는 두 배 이상 상승한 품목들이 많은데 이를 분양가에 반영하면 분양 가격 자체가 낮아지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는 해석이다.

건설업계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는 기능 인력의 수요를 줄이는 첨단기술 기반의 ‘탈(脫)현장’ 확대,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생산성 확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실천을 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을 제시했다.

이 원장은 “20년 전과 비교해 30대 이하 기술 인력이 3분의1로 감소했고, 51세 이상과 71세 이상 인력은 10배 이상 증가했다”며 “건설생산 방식을 모듈러 등 사전제작 기술로 전환해 품질·안전을 확보하고, 차세대 건설산업을 이끌 젊고 유능한 인재를 발굴·육성하는 건설산업 승계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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