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 플랜 연기에 갈라진 1기 신도시… “尹 공약 파기” “절차만 최소 1~2년”

정비 플랜 연기에 갈라진 1기 신도시… “尹 공약 파기” “절차만 최소 1~2년”

입력 2022-08-21 20:46
수정 2022-08-22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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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일산 등 입주민들 ‘부글’
정비 방안 시기 연내→2024년에
“2년 뒤 총선 겨냥 대책으로 변질”
집값 하락폭 커지고 매물도 늘어

정부·전문가는 “경제적 접근을”
용적률 조정·도시계획 시간 필요
30년된 다른 곳 형평성도 따져야
원희룡 “공약파기 주장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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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전후로 상승세를 탔던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의 아파트값이 최근 윤석열 정부의 첫 주택 공급 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하락 전환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기 신도시의 아파트값은 지난 12일 기준 보합에서 19일 기준 0.02% 떨어지면서 일주일 새 하락으로 돌아섰다. 사진은 일산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전후로 상승세를 탔던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의 아파트값이 최근 윤석열 정부의 첫 주택 공급 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하락 전환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기 신도시의 아파트값은 지난 12일 기준 보합에서 19일 기준 0.02% 떨어지면서 일주일 새 하락으로 돌아섰다. 사진은 일산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정부가 밝힌 1기 신도시 재정비 일정을 놓고 해당 지역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정치적 공격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동시에 경제 문제를 정치 문제인 양 접근하는 것이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주택시장에서는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매물도 늘어나는 추세다.

윤석열 정부는 대선 과정에서 올해 말까지 1기 신도시 정비 방안을 내놓겠다고 공약했다. 특별법을 제정해 용적률을 최고 500%까지 상향 조정하고 재건축으로 10만 가구를 추가 공급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8·16 대책’에서 정비 방안 마련 시기를 2024년으로 연기했다.

이를 놓고 1기 신도시 입주민과 정치권은 공약 파기라며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2024년 치러질 총선용 대책이라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현행 3종 주거지역 최고 용적률은 300%이고, 실제 적용 용적률은 250%이다. 5개 신도시 평균 용적률은 ▲분당 184% ▲일산 169% ▲평촌 204% ▲산본 205% ▲중동 226%나 되기 때문에 현행 용적률을 적용하면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성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토교통부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정비 방안을 확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21일 페이스북에 “일부에서 ‘정부가 제1기 신도시 재정비 공약을 파기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특별법 제정, 이주대책 등의 계획 수립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처음부터 ‘10만호 공급’이 아니라 ‘10만호 공급기반 구축’이라고 공약했던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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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특별법 제정, 도시계획 변경, 주변 지역과의 협의 등을 거치는 데만 적어도 1~2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여러 개의 단지를 묶어 마을 단위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만만치 않다. 필요한 절차나 시간, 개발이익 환수, 주민 간 이해다툼 등을 단숨에 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1기 신도시를 전면(29만 2036가구) 재건축해 10만 가구를 늘리려면 약 40만 가구를 새로 지어야 한다. 자재 수급, 이주대책 등이 선결 과제다. 다른 도시와의 형평성도 따져야 한다.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인천 연수, 대전 둔산 신도시나 1980년대 서울 재개발지구에서 공급된 아파트도 준공 30년이 지나 재건축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접근보다 경제적 관점으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합리적인 선에서 재건축 사업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치적 공방에 매몰되기보다 장기적인 주택시장 흐름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택경기 침체와 정비 방안 마련 지연으로 1기 신도시 아파트값은 하락폭이 커지고 매물도 증가했다. 부동산R114 조사에서 1기 신도시 아파트값은 12일 보합에서 19일 0.02% 떨어져 8·16 대책을 거치며 하락 전환했다. 분당은 0.04%나 떨어졌다.
2022-08-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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